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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를 훔치다 / 이근배

 

 

국립중앙박물관에 갔다가

추사의 벼루를 보았다

댓잎인가 고사리 잎인가

화석무늬가 들어 있는

어른 손바닥만 한 남포 오석

돋보기로 들여다보아야

-다듬고 갈아 군자의 보배로다등

깨알 같은 48자 명문이 새겨 있는

추사가 먹을 갈아 시문을 짓고

행예를 쓰던 유품이 아니라면

한눈에 들어올 것이 없는

그 돌덩이가 내 눈을 얼리고

내 숨을 멎게 한다

어느새 나는 쇠망치로도 깨지 못할

유리 장을 부수고 벼루를 슬쩍?

그랬으면 오죽 좋으련만

못나게도 내 안의 도둑은 오금이 저린다

박물관을 나서는데

-게 섰거라!

그 작고 검은 돌덩이가 와락

내 뒤통수를 후려친다

 

 

 

 

추사를 훔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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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그룹은 사조산업과 사조그룹 취암장학재단(이사장 주진우)이 후원하는 제4회 ‘이설주(李雪舟) 문학상’ 수상자로 이근배 시조시인(시집 :『추사를 훔치다』)을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4회째를 맞는 ‘이설주 문학상’은 사조그룹이 후원하는 국내 대표 시 문학 시상식 중 하나로, 이설주 시인의 문학정신을 기리고 한국 현대 시문학과 시조문학의 발전을 도모하여 문인들의 창작 의욕을 고취 시키기 위해 재정됐습니다.

수상자 이근배 시인은 1940년 충남 당진에서 태어나 1961년 <조선일보> <서울신문>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돼 등단, 한국문인협회 시조분과 회장,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한국시조시인협회 회장, 한국시인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이번 ‘이설주 문학상’의 심사위원은 김제현 시조시인, 권영민 문학평론가, 장경렬 문학평론가가 맡았으며, 상금은 2천만 원입니다.

사조그룹 취암장학재단(이사장 주진우)은 ‘이설주 문학상’ 외에도 한국수산과학회 학술상, 한국정치학회 인재저술상 등 매년 인문 및 기초과학 분야 발전을 위한 후원 사업에 지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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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세 쪽 / 이근배

 

 

말더듬이

 

말더듬이가 되고 싶어요

어머니

사랑 앞에서는

더더욱,

 

 

호박꽃

 

꿀을 따러 들어온

벌이 남기고 간

고 다디단 것

!

 

 

대낮

 

꽁지가 붙은

잠자리 한 쌍

허공에 떠 있다

 

암컷 부르는

매미 울음 들끓는

대낮

 

 

 

추사를 훔치다

 

nefing.com

 

 

정지용(鄭芝溶·1902~1950) 시인의 문학 사업을 추진하는 지용회(회장 유자효)는 제27회 정지용 문학상 수상자로 이근배(75) 시인을 선정했다. 수상작은 '사랑 세 쪽'이다.

 

심사위원인 시인 고은은 "정교하고 치밀한 언어가 이루어낸 의식과 정서의 합일을 나타낸 시"라고 평했다.

 

또 시인인 유자효 지용회장은 "서정의 진수를 보여줬다. 선생의 시는 빛나는 순수 서정이 그 동력임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이 시인은 충남 당진 출신으로 196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묘비명'이 당선돼 문단에 데뷔했다. '압록강'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입선했다.

 

이 시인은 문단에 등단한 뒤 '추사를 훔치다' '노래여, 노래여' 10권의 시집과 '해는 달을 물고' '동해 바다 속의 돌 거북이 하는 말' 3권의 시조집을 출간했다. 이 시인은 지용회 2대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만해 시인학교 교장으로 재직 중이며 간행물윤리위원회 위원장도 맡고 있다.

 

이 시인은 "정지용 선생의 시를 읽고 공부하며 시를 배웠다. 선생의 시를 우리 문학사 한 가운데로 불러내 여러 사람들이 함께 즐기고 알게 돼서 기쁘다""앞으로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시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상금은 2000만원이며 시상식은 516일 제28회 지용제때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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