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조끼의 놀란 여자는 움켜쥔 두 개의 심장이 붉게 달아오른 두 볼에서 마구 뛰는 것을 느꼈다
동시에, 매부리코 흰 콧수염의 남자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고
어느새 창밖의 눈발은 그쳤으며
매부리코 흰 콧수염의 남자들도 모두 사라진 뒤였다
마치 남자의 급작스런 퇴장이라는 게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듯이
멀어지는 남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여자는 포켓 속에서 간신히 담뱃갑을 꺼내들었다
라이터…… 라이터…… 라이터……
황병승(39·사진) 시인이 ‘도둑키스’로 제11회 박인환문학상을 수상한다.
시 전문 계간지 ‘시현실’(발행인 원탁희)은 ‘목마와 숙녀’ 등 주옥같은 작품을 발표한 인제가 낳은 모더니즘 대표시인인 박인환 선생을 기리기 위해 제정한 올 문학상에 황 시인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심사위원장 김언희 시인은 심사평에서 “수상작 ‘도둑키스’는 구체적인 육체성을 띈 채 생생한 시의 현장에 입회하는 즐거움과 초재미를 주는 빼어난 시”라며 “이 무법지경의 ‘즐거움과 초재미’는 고만고만한 비탄과 개탄, 대오와 각성으로 짓무를 대로 짓무른 우리 시의 한 숨구멍이기도 하다”고 평했다.
며칠 동안 계속해서 비가 내린다. 비는 처마 끝에서 한 방울 한 방울 내 마음 속으로 떨어진다. 지금 나는 빗물이 가득 고인 웅덩이다. 거기엔 깨진 유리병도 있고 금붕어도 있고 죽은 자들도 있다. 지붕에서 빗물과 함께 흘러내린 생의 녹물이 내 마음 바닥 깊은 곳으로 가라앉고 있다. 그 풍경을 고요히 바라보며 사람들을 생각하고 시를 생각한다. 통증을 몸속에 숙주처럼 품고 살아야만 하는 자들, 그들에게 삶은 늪이다. 아니 인간은 누구나 늪이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가혹한 수렁이다.
시라는 늪의 수면에 뜬 달, 그 달빛에 홀려 여기까지 왔다. 그 사이 고통과 굴욕, 그 어휘들이 품고 있는 빛깔과 아픔을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시도 세계도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늪이고 죽음은 그 늪가에서 자라는 물푸레나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태양을 배후로 나의 발등에 검은 그늘을 드리우는 나무, 혈관과 뼈가 훤히 다 보이는 투명한 나무, 죽음과 언어는 샴쌍둥이 나무다. 언어를 통해 세계로 진입해 들어간다는 것은 결국 죽음 앞에 놓여 있는 인간과 사물들의 실존, 그 부재하는 그림자를 찾아가는 싸움이고 자신을 자신의 언어로 처단하는 형벌, 그것이 창작인지도 모른다. 제로(0)와 무한(∞) 사이에서 녹고 있는 눈사람(8), 자신의 부재를 자신의 몸 전체로 목격하고 기억하기 위해 눈동자부터 녹아내리는 물질, 그게 삶이고 시간이고 시인지도 모른다.
유희의 산물이든, 고통의 산물이든, 꿈의 산물이든 모든 시는 시인 자신의 피고 숨결이고 맥박이다. 그러나 그 핏방울들이 차디찬 웃음소리를 내며 증발하는 사태를 목격할 때조차도 시인은 백지를 응시하고 맞설 수 있어야 한다. 그 백지는 시인 자신이 직면한 현실이고 삶의 공포고 현기증이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삶은 단 한 번뿐이다. 그것은 부정할 수 없는 자명한 형식이다. 나는 형식을 내용으로 적당히 빗겨가려는 자들을 혐오한다. 형식을 포즈라고 말하는 사람은 그 자신이 포즈이기 때문이다. 어떤 대상에 대한 아름다움이나 전율에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는가. 그것은 형식 그 순수자체일 뿐이다. 시에 대한 도전은 결국 삶의 내적 형식에 대한 도전이고, 루트와 방법의 변혁을 통해 언어의 변혁을 시도한다는 것은 삶의 권태와 모멸, 죽은 미학과 모럴에 갇혀 있는 자기 자신에게 사형을 언도하는 행위다. 그러기에 첨예한 전위정신과 태도, 통념의 파괴, 죽어버린 미적 가치들을 처단하는 눈, 미래를 향한 불가능한 언어모험이 필요하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나는 계속해서 미지를 향해 야간행군을 강행할 것이다. 그 여정에 잠시 쉬었다 가라며 찬물 한 잔 건네주신 심사위원분들께 마음 깊이 고맙다는 인사 올린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제10회 박인환문학상 수상자에 함기석(43·사진) 시인이 선정됐다.
계간지 ‘시현실’은 지난 30년대 모더니즘의 기수로 각광받던 인제 출신의 박인환(1926-1956) 시인을 기리는 올 문학상에 함기석 시인의 ‘어느 악사의 0번째 기타줄’을 선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올 문학상 심사위원인 김언희 시인, 유성호·강동호 평론가는 “함기석 시편은 그의 개인사적 이력의 축적으로나 우리 시단의 흐름에서 그가 차지해온 비중으로 보나 박인환문학상의 비중과 성격에 매우 부합하는 세계로 보인다”며 “탄탄하고 생동감 있는 언어와 시가 가질 수 있는 부정성의 활력의 한 정점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함기석 시인은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나는 계속해서 미지를 향해 야간행군을 강행할 것이다. 그 여정에 잠시 쉬었다 가라며 찬물 한 잔 건네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충북 청주에서 출생한 함 시인은 한양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92년 ‘작가세계’로 등단 후 ‘국어선생은 달팽이’ 등 시집과 동화집을 펴냈다.
사람 사는 냄새가 맡고 싶으면 밀양군 북면 가산리로 오세요 그곳엔 60년 해묵은 이발소, 낡은 희망발전소가 하나 있지요
투박한 바리깡, 케케묵은 의자들, 연탄 난로에서 보글보글 세월을 끓이는 찌그러진 알루미늄 주전자, 바닥에는 갓 떨어져 나온 보풀 온기들, 복덕방 김씨 영감, 중국집 배달부 이씨, 여기저기서 몰고 온 때묻은 풍문들이 잘려나가는 머리카락보다 더 수북이 쌓입니다 와 달라는 연락을 받으면 ‘금일 휴점’ 팻말을 붙여 놓고 쏜살같이 달려가는 이발사, 이발소를 찾았다가 팻말을 보면 어디로 갔는지 세상 이치를 어림짐작하는 동네 사람들,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친구의 오랜 쑥대머리를 깎아주고 감겨줍니다 빗질을 쓱쓱 하니까 친구가 이발사보다 훨씬 더 젊어 보이지요 이발사의 입가에 반달 미소가 걸리면“머리 다 깎았다. 괜찮나?”“쪼매 못났다”숫돌에 무딘 가윗날을 쓱싹쓱싹 갈고 있는데 엿장수 최씨가 들어오며 엿가위 소리 툭 던집니다 “오늘 돈 마이 벌었나?”“그냥 밥 묵꼬 살면 된다 아이가, 하루에 세끼 더 묵꼬 사나?”
사람 냄새가 누룩처럼 부풀어 올라 동네가 구수구수 사랑으로 익어가지요 잘려 나간 머리카락만큼 온정이 더 쑥쑥 자라나는 가산리 희망발전 이발소
수상시집은 『가산리 희망발전소로 오세요』이며 수상작품 또한 『가산리 희망발전소로 오세요』이다.
시상식은 10월 11일 강원도 인제군에서 박인환 문학 축제 때 있을 예정이다.
인제군민의 한마당잔치인 제26회 합강문화제가 개막됐다. 합강제는 인제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잔치인 하늘내린 예술제와 인제출신인 박인환시인을 기리는 박인환문학제 등이 함께 펼쳐져 평소 갈고닦은 문화·예술에 대한 기량을 발휘하고 지역주민들의 화합을 도모하는 체육 및 부대행사 등이 다채롭게 진행된다.
이번 합강제는 7일 오전 하늘내린 예술제 개막식과 오후6시 하늘내린 종합예술공연을 시작으로 오는 12일까지 5박6일동안 열린다.
8일은 오전11시 박인환추모 백일장, 오후1시30분 합강정에서 합강제례에 이어 오후3시부터 인제읍 시가지를 순회하는 거리퍼레이드가 열려 주민참여를 유도한 후 오후6시 인제군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합강제 개회식을 갖고 오후 7시30분부터 크라운제이 등 인기가수 등이 참가하는 군민화합 희망콘서트가 열려 축제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이날 개회식때 2008 인제군민대상으로 선정된 박남웅 기린면주민자치위원장(지역개발부문)과 김미례씨(향토봉사부문)에 대한 시상식을 갖는다.
9일은 군민체육대회, 11일은 만해마을에서 박인환문학제와 박인환과 함께하는 시낭송의 밤 등 문학행사가 이어져 박인환 고향다운 문향 남설악의 가을밤을 수놓는다. 올해 박인환문학상은 문현미 백석대 교수(시인)가 선정됐다.
‘앙서점’ 이나 ‘남짜장’* 처럼 글자 하나 툭 떨어진 의외의 간판으로 마음 쿵 하는 경우라야 참 흔하다지만 그래도 발견하는 재미 꽤 쏠쏠하여 길 가다 우뚝 여기 어딘가 둘러볼 때가 있지
대낮이라 더 깜깜한 거기 그 가리, 가리 노래방 아래 나는 서 있었고 그건 배호나 고복수를 불러 제낄 때의 아버지처럼 비장을 건드리는 것이어서 나는 씁쓸과 쓸쓸 사이에서 창이나 슬쩍 열러둔 참이었는데
그때 들리는가, 모래바람이 인다고 했지 모래알갱이도 잘근잘근 씹힌다고 예사 사막인가 신발 벗으니 모랫발도 탈탈 털린다고 누군가는 말하였고 어떤 분은 말씀하셨는데 그게 무슨 멍게 여드름 짜는 소리래요, 닭살이나 긁는 나는 뱀살이나 비비는 나는 모레도 아니고 모래라니까 매일 아침 이 거리를 조깅하는 아가씨의 발목에 찬 모래주머니라도 찢어볼 요량으로 칼이 좋을까 모종섭이 좋을까 펜을 고르는 재미로다 詩라 하였는데
그건 아니라 하고 그건 틀렸다 하고 초 없이도 굳은 심지를 토하는 그분께선 부르면 답이요 받아 적으면 詩라 하였는데 초인이신가 만주벌판에서 말 타고 오신 선구자신가 농담인데 장난도 인생인데 왜 버럭 성은 내고 그러실까 이런 데서 화내시면 얼어 죽는다는 노래나 아실랑가 내 썰렁함의 전언은 바라건데 유대 일번지의 최양락처럼 안 괜찮아도 괜찮아유, 하는 것일진대 목도리는 왜 겹겹으로 싸고 그러실까 가리 하면 오리도 있지 않을라나 내 썰렁함의 두 번째 전언은 바라건대 일밤의 김정렬처럼 숭구리당당으로 힘없으면 다리 풀면 될 것일진대 이빨은 왜 앙다물고 그러실까
불쑥 ‘용’이라는 붉은 글자나 달아볼까 이고 나오시는 주인아저씨는 ‘가리’와 ‘용가리’ 사이에서 아슬아슬 시소를 타는 우리들의 詩를 알까나 모를까나 어쨌거나 우리들의 詩는 오늘도 우리들의 오버로만 돌고 돌아 빙고!
* 양서점은 유강희 시인, 님짜장은 이규리 시인의 시 제목에서 빌음
제8회 박인환문학상 수상자로 김민정(31·사진) 시인이 선정됐다. 박인환문학상을 주관하는 인제문인협회(회장:최병헌)와 계간 `시현실'은 김시인을 올해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수상작은 `어느 날 가리 노래방을 지날 때' 외 4편이다.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최승호 시인은 심사평에서 “김민정의 시는 자연스러우면서 재미있게 읽힌다. 그는 입심이 좋고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 제멋대로인 시인이다. 그만큼 자유롭고 개성이 있다. 시 속의 장난기는 의식의 가벼움이자 천진성이기도 하다”고 소개했다.
최 위원장은 “그러나 그를 둘러싼 세계는 지리멸렬한 실망스런 세계이고 인생은 진지할 필요가 없는 별것도 아닌 인생이다. 희망을 상실한 시대를 살아가면서 그는 농담, 넉살, 패러디, 난센스, 해학, 언어의 유희, 동화적인 환상 같은 것에 주목한다. 그리고 그것들을 끌어다가 시 속에 집어넣으면서 비빔밥처럼 맛깔스러운 나름대로의 스타일을 만들어낸다”고 평했다.
김민정 시인은 인천 출생으로 중앙대 문예창작학과·대학원을 나왔다. 1999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 시 부문에 ‘검은 나나의 꿈’ 외 9편의 시가 당선되며 등단했다. 시집으로 `날으는 고슴도치 아가씨'가 있다.
지난 40, 50년 우리나라를 대표한 박인환시인의 정신을 계승하는 제7회 박인환문학상 수상자에 김왕노(50)시인이 선정됐다.
김시인은 포항출신으로 지난88년 공주사대를 졸업했으며 92년 대구매일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김 시인은 지난 50년대 모더니즘 시학을 발전시킨 박인환 시인과 비슷한 현실의식을 깔은 모더니즘계통의 시를 발표하는 중견작가로 알려졌다. 95년 6인시집 '황금을 만드는 임금과 새를 만드는 시인'과 2002년 '슬픔도 진화한다'는 시집을 내는 등 글발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작품은 위독, 붉은 연쇄반응 쓸쓸한 가게, 다비식 등이 있다. 지난2003년 한국해양문확대상을 수상했다.
김씨는 “해방과 6.25 전후의 암울한 현실을 지적이고 이성적인 눈으로 성찰하여, 우리 모더니즘 시학을 발전시킨 박인환의 시인처럼, 현실 의식을 밑바탕에 깔고, 열정적인 시 작업을 통해 한국 문학발전에 기여하라”는 뜻일 거라며, 수상소감을 밝힌 김왕노 시인은 지금도 시 쓰기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다.
김왕노 시인은 첫 시집 <슬픔도 진화한다>를 통해, 현대인의 존재 방식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도시란 공간 속에서, 인간이 자연을 말살해 가는, 인간성을 스스로 죽여 가는 현실을 신랄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잃어버린 인간의 순수성 회복을 위한 시 쓰기를 계속해온다는 김왕노 시인은 2003년에도 제7회 한국해양문학 대상을 받아 그의 문학적 저력을 나타낸 바도 있다. 아울러 제7회 박인환 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하여 더욱 활발한 그의 시 작업을 기대해 본다.
심사자 조정권 시인은 심사평에서 “그의 시는 극단적 허무와 좌절에 봉착한 삶의 내상(內傷)에서 내출혈을 일으켜왔다. 상처 입은 짐승의 포효처럼 선이 굵고 강고한 이 시인의 야생의 외로운 목소리는 오랫동안 가위눌려져 왔었다. 시인이 살고 있는 정신의 처소는 어디일까. ‘멀리서 그대 위독이란 짐승이 되어 누워 있습니다.’라는 시구가 암시하듯 그곳은 매우 위독한 곳이다. “위독”은 그것이 비록 추상적 암흑의 세계라 하더라도 그 속에서 융기를 일으키는 허무의 거센 물길이 원초적 상상력과 조우하면서 웅대하게 내면화되고 안으로 굽이치는 남성적 육성을 획득한 작품이다. 대륙적 상상력으로까지 확대시켜 나간 점이 아주 든든해 보였다. 눌함(訥喊)이 절규로 뻗어 있다. 감마선같이 휘감는 광폭한 에스프리로 우리 시대를 감전시키는 송전탑 같은 힘이! 그 육성에 깃들어 있다. 박인환 문학상 수상을 축하한다.“라고 말했다.
* 습득: 당나라 때 사람. 국청사 풍간선사가 주워 키웠다. 한산과 늘 같이 한암 깊은 굴에서 지냈고 절에서 허드렛일하여 밥을 얻었고 미친 짓 하면서도 선도리에 맞았고 시를 잘했다. 태주자사가 한암으로 찾아가 옷과 약을 주니 "도적 놈아 도적 놈아 물러가라"하며 웃으면서 한암쪽으로 사라졌다.
제6회 박인환문학상 수상자에 송준영(59)시인이 선정됐다.
송 시인은 시 '습득'을 통해 이 시대 젊은 시인들의 딜레마를 불교적 상상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길을 제시했고 도시적 삶과 선(禪)에 대한 아이러니의 시각을 훌륭하게 묘사했다는 평을 받았다.
송 시인은 경북 영주 출신으로 춘천교대와 관동대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지난 95년 월간문학 시부문 신인상으로 등단한 이래 98년 해동문인협회 우수작품상과 99년 불교작가상을 수상했으며 99년에는 강릉에서 문학사숙 '대관령시인학교'를 통해 17명의 시인을 배출했다.
시집 '눈속에 핀 하늘을 보았니' '습득'등이 있고 '반야심경' '선시의 향기' 등 논저를 저술했다. 시상식은 박인환문학제 기간인 14일 인제문화관 대강당에서 열린다.
송준영(1947~현재)시인은 일찍이 불가에 귀의하여 고승·선사를 찾아 가르침을 받았다.선과 시를 접목시키는 선시이론가로서 자신이 연구한 선시론을 확산시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시와세계’ ‘현대선시’의 주간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화두는 현대 선시이다. ‘습득’의 시는 시인이 오대산 청량선원에서 참선을 하고 귀경(歸京)한 후1호선 지하철 분실물신고센터 표지판을 보고 쓴 시이다.진정으로 분실한 것은 물건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1호선 지하철은 도시 문명의 대표적인 상징물이다.
시인은 시에서 도시인의 분실물을 열거하고 있다. “하얀 차돌 두어 개,청태(靑苔)사이로 비치는 오대산 맨가슴,가부좌 틀고 있는 청량선원,내가 주워온 금빛 옷을 걸친 늙은 부처,법당 왼쪽에 단정히 앉아있던 문수동자,툇마루에 졸고 있는 하늘 한 자락,푸른 솔잎 입에 문 물총새 한 마리,솔바람”등이다.이 분실물은 우리 현대인이 곧 찾아야 할 습득물이다.
마지막 시구에서는 지하철분실물센터 알림판에 습득물이 붙어 있다.그것은 당나라 때 선 시인(禪詩人)습득이다.기발한 착상이다.당나라 때 시인 습득과 잃어버린 물건을 습득한다는 뜻인 동음이어의 중의법(重意法)의 수사법을 동원하여 도시인이 잃어버린 자기 자신의 마음,자연,선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 주며 시를 갈무리하고 있다.
분실물을 찾아 습득물로 갑자기 전환되는 치환(置換)이 일어나고 있다. “지하철 분실물센터 알림판엔 깔깔 웃음 웃던 습득물이 붙어 있네 동굴 속으로 고함지르며 사라진 습득이 붙어 있네 습득이 보이네” ‘습득’의 시는 이렇게 분실물센터와 분실물센터 알림판 두 부분으로 이루어진 시이다.
당나라 때 습득은 국청사에서 한산, 풍간과 함께 지내며 선시를 읊고 탈속한 일화를 남긴 선승인데, 이들이 남긴 선시집으로 ‘한산시(삼은집)’가 있다.
습득의 일화는 유명하다. 한산이 습득에게 물었다. “세상 사람들이 나를 비방하고 나를 속이고, 욕하고, 나를 비웃고, 나를 경멸하고 나를 천대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습득이 대답했다. “그저 참고 그에게 양보하고, 견디며, 그를 존경하면 되지”라고 하였다. ‘법화경’에 나오는 상불경보살의 가르침이다.
이 시 ‘습득’은 한산과 습득처럼 허허 웃으면, 숨이 막힐듯한 이 세상을 살면서도 세상을 벗어난 탈속의 삶을 사는 격외(格外)를 읊고 있다. 도시인이 잃어버린 자연과 본래의 나의 모습과 순수한 마음을 되돌아보게 하는 격조 있는 시상으로 ‘박인환문학상’을 수상한 명품시이다.
곤충들이 내 머리로 몰려든다 죽은 줄만 알았던 이 숲, 땅에서는 개미집 냄새가 질척이고 낙엽들은 흰 가지를 붙들고 있었다 귀로 들어온 딱정벌레 하나 출구를 찾지 못하고... 나는 귀를 막고 걷는다 몇 마리의 벌레가 떨어졌다 나는 죽은 벌레처럼 말라 흙이 되고 싶었다 이곳에서도 난 자유롭지 못하다 이 길은 분명 흐르고 있다 길을 막고 있는 묘비들을 뚫고 얼굴 없이 심장만 두 개인 사람들의 행렬을 뚫고
이곳에서 나는 뒷모습으로 걸었다
[제5회 박인환문학상 선정이유서]
제5회 박인환 문학상 수상작으로 정재학의 ‘빌딩 숲 공원묘지’ 외 4편과 특별상으로 김언희의 ‘예를 들면’ 외 4편을 선정한다. 올해로 5회가 되는 박인환 문학상은 강원도 인제 출신으로 1950년대의 대표 시인 박인환의 시정신을 발전적으로 계승하는 젊은 시인에게 주어진다. 박인환은 우리 모더니즘 시학을 발전시키고 전후의 암담한 현실을 지적으로 노래하면서도 서정성을 잃지 않은 개성적인 시들을 발표했다. 한 마디로 그의 시정신은 투철한 현실 인식을 토대로 언제나 새로워지려는, 그런 점에서 모던한 태도로 요약된다.
어느 시대나 문학과 예술은 이렇게 모던한 태도를 지향하는 집단과 전통을 지향하는 집단으로 양분되고 따라서 문학은 보수 미학과 진보 미학의 대립, 갈등, 변증법적 긴장에 의해 발전한다. 사실 전통과 반전통, 보수와 진보, 수구와 개혁의 긴장, 대화, 만남은 얼마나 아름답고 역동적인가? 최근의 우리시는, 특히 많은 젊은 시인들의 시는 이상하게도 이런 역동성을 잃고 전통적 서정시로 퇴행하는 느낌이고 그런 점에서 시대착오적인 시들이 판을 치고 있다. 젊은 시인들뿐만 아니라 나이 든 중견, 노장들도 인생은 21세기를 살면서 시는 농경시대로 퇴행하는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이런 아이러니를 극복하는 것도 박인환 문학상이 할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심사위원들은 보수적인 시인들보다는 진보적이고 실험적인 시인들의 작품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김언희는 1989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한 이후 시집 [트렁크], [말라죽은 앵두나무 아래 잠자는 저 여자]를 펴내면서 세기말의 내면을 반영하는 섬뜩한, 징그러운, 정체불명의 요리 같은 시들을 발표하고, 그가 우리시의 역사에 기여한 건 이런 그로테스크 미학이다. 그는 지금도 우리시의 역사를 비틀고 숨막히게 하고 우리를 불편하게 한다.
일부에선 그의 시를 엽기적이라고 비판도 하지만 엽기도 엽기 나름이다. 예를 들면 이번에 특별상으로 선정한 '예를 들면'의 경우 그의 엽기는 흥미 본위의 변태적인 기이한 이야기가 아니라 상투적인 상상력, 고상한 문학, 인습적인 시쓰기에 대한 미적 비판을 노린다. 주어가 생략된 서술 형식, 혹은 비유를 구성하는 취의와 매재 가운데 취의, 곧 말하려는 것을 생략한 이런 문체는 충분히 새롭다. 그렇다면 왜 특별상인가? 그건 그가 특별하기 때문이다. 사실 그의 경력이나 시단의 위치는 박인환 문학상 심사 대상의 시인들보다 한 세대 위라는 느낌이고 따라서 별도의 특별상을 마련했다.
본상 수상자인 정재학은 1996년 [작가세계]로 등단한 이후 올해 첫 시집 [어머니가 촛불로 밥을 지으신다]를 펴내면서 시적 능력을 인정받은 매우 전위적인 시를 쓰는 젊고 유능한 시인이다. 촛불로 밥을 짓는 어머니도 그렇지만 한 마디로 그가 노래하는 것은 죽어가는, 아니 이미 죽은 현대이고, 그런 현대를 표상하는 도시이고, 이 도시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청춘의 악몽이다. 그에게는 악몽이 현실이고 따라서 그의 시는 이 악몽 속에서 악몽과 함께 악몽을 뚫고 나가려는 고통의 기록이다.
악몽이 낯선 문체, 낯선 상상력을 낳는다. 수상작 '빌딩 숲 공원묘지'만 하더라도 그의 악몽 의식은 여지없이 드러난다. 그가 사는 도시는 ‘빌딩 숲’이고 이 숲에는 공원이 있지만 그 공원은 무덤이다. 그가 마른 도시에서 만나는 것은 아름다운 공원이 아니라 징그러운 ‘공원묘지’이다. 이런 공간에서는 머리로 곤충들이 몰려들고, 개미집 냄새가 질척거리고, 귀로 딱정벌레가 들어오고 그는 귀를 막고 걷는다. 요컨대 이곳에서 그는 자유롭지 못하고 결국 뒷모습으로 걷는다. 그가 노래하는 것은 얼굴이 사라진, 정면이 보이지 않는, 마침내 군중들이 묘지가 되는 그런 끔찍한 공간이다. 그러나 이 공간을 사랑하자. 삶은, 인생은, 도시는 그렇게 아름다운 게 아니다. 글쓰기는 ‘무한한 헤어짐의 고백 속에서 타자를 향해 가는 자기의 찢김’이라고 말한 철학자는 누구인가?
심사위원장 허만하, 이승훈, 윤호병
한국문인협회 강원도 인제군지부는 올해 박인환문학상 수상자로 정재학(31)씨를 선정했다고 9일 밝혔다.
한국문인협회 인제군지부와 계간 시전문지 `시현실'이 인제 출신으로 대표적인 모더니즘 시인인 고 박인환을 기리기 위해 제정한 박인환 문학상은 올해로 5회째를 맞는다.
정씨는 서울 출생으로 지난 96년 작가세계를 통해 등단했으며 수상작품은 `빌딩숲 공원 묘지'이고 최근 시집 `어머니 촛불로 밥을 지으신다'를 펴냈다.
시상식은 10월 5일 제5회 박인환 문학제에서 열릴 예정이다.
박인환 시인은 1926년 인제에서 태어나 서울 종로에서 서점 `마리서사'를 운영하면서 시 `남풍'을 발표했으며 1956년 31세의 나이로 요절할때까지 `세월이 가면' 등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한편 인제군은 박인환 시인의 선양사업을 추진, 인제읍 상동리 산촌민속박물관 인근 박인환 시인의 생가터를 중심으로 기념 공원과 전시관 야외무대 광장 등을 조성중이며 2006년 완공할 예정이다.
저는 진보하기 위해 시를 씁니다. 시로써 얼마만큼 제 자신을 진보시킬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시를 씁니다. 하여 제 시엔 아름다운 자연 풍광이나 컬러풀한 미사어구보다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습니다.
인간 중에서도 제 자신, 제 주변의 이야기가 가장 많습니다.
이야기 사냥꾼. 그게 바로 제 시의 정체입니다. 시작도 끝도 없는 생각들의 나열. 저는 그 생각들이 저로부터 더 멀리 달아나지 못하도록 시로써 그들을 꽉 붙잡아 둡니다.
시는 제 자신의 다른 쪽 면에 심겨진 나무입니다. 저는 그 나무가 무럭무럭 자라나도록 세상 곳곳의 이야기들을 사냥해 옵니다.
사냥은 제게 인생을 거꾸로 읽는 방법을 가르쳐 줍니다. 물구나무서기도 가르쳐 줍니다. 앞만 보고 달리는 방법도 가르쳐 줍니다. 그리고 확실히 아는 길들은 지름길로 다니는 게 더 낫다는 것도 가르쳐 줍니다.
그래서 제 시에는 언제나 사냥터 냄새가 나고, 빠르게 뛰는 심장 소리가 들립니다. 그러나 제가 그곳에서 가져오는 건 언제나 소금으로 만들어진 칼 한 자루, 저의 '시선'뿐입니다.
저는 그 시선으로 세상의 진실을 꿰뚫어보기도 하고, 무한대의 시간 속에서 길을 잃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제가 가진 한계이며, 제 시의 한계라는 것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저는 절대 서두르지도 않고, 낙담하지도 않습니다.
저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진보해 나갈 것입니다. 시는 그런 제 이면에 심겨진 한 그루 나무입니다. 그 나무가 무럭무럭 자라날 수 있도록 더욱더 많은 노력과 땀을 흘리겠습니다.
<박인환 문학상>을 수상하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아직도 많이 부족한 제 시를 뽑아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과, 저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더욱더 다양하고 깊고 넓은 시선으로 세상을 사랑하고 응시하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제4회 박인환문학상 선정이유서] 사랑과 욕망의 현대성
제4회 박인환 문학상 수상작으로 김상미의 [오렌지] 외 4편을 선정한다. 올해로 4회가 되는 박인환 문학상은 1950년대의 대표 시인인, 특히 우리 모더니즘 시학을 발전시키고 전후의 암담했던 현실을 지적으로 노래하면서도 서정성을 잃지 않았던 박인환의 시정신을 발전적으로 계승하는 젊은 시인에게 주어진다. 박인환은 1926년 강원도 인제에서 태어나 1950년대 '후반기'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자신이 살아온 시대, 곧 해방과 6·25로 이어지는 시대를 정신적 혼란과 고통의 시대로 정의하고, 이런 시대를 치열한 시정신과 방법으로 극복한다.
이런 정신적 혼란과 고통은 지금도 계속되고, 어느 시대에나 존재하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젊은 시인들의 화두는 이런 혼란과 고통과 불안과 절망을 시적으로 극복하는 일이고, 특히 이 시대의 정신적 황폐와 공황을 새롭게 노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예심을 거쳐 심사대상에 오른 작품들은 이런 시대적 현실을 모티브로 한다는 점에서는 지난해의 작품들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다만 지난해의 수준을 뛰어넘는 새로운 시들이 눈에 띠지 않고 대체로 자기 스타일에 안주하는 느낌이고, 이런 현상은 최근의 우리 시가 보여주는 답답한 답보 상태, 상투적 상상력, 자연 찬미로의 퇴행과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진정한 시인은 언제나 그 시대의 시적 인습에 도전하고 그런 점에서 새로운 감각, 새로운 세계인식, 새로운 정신을 추구한다.
이런 관점에서 심사위원들은 자신의 세계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고통스럽게 새로운 세계를 추구해온 김상미의 [오렌지] 외 4편을 이번 수상작으로 선정한다. 김상미는 1990년 계간지 ≪작가세계≫로 등단한 이후 시집 {모자는 인간을 만든다}, {검은 소나기떼}, {잡히지 않는 나비}를 펴내면서 이 시대의 정신적 외상, 트라우마를 지적이며 동시에 감성적으로 노래한 바 있고, 특히 이번 수상작으로 선정한 [오렌지], [담배 연기] 등에서는 이런 균형 감각이 한결 단단해지면서 우리시의 모더니즘을 새롭게 발전시킨다.
새롭다는 것은 주제와 방법의 두 수준에서 이야기될 수 있다. 그가 노래하는 것은 현대인의 사랑과 욕망이다. 사랑만큼 오랫동안 시인들이 노래한 주제도 없지만 사랑만큼 새롭게 노래하기 어려운 주제도 없다. 그가 노래하는 것은 사랑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고, 사랑의 현대성이고 이 현대성은 사랑에 대한 전통적인 감상적인 인식을 극복한다. 흔히 사랑은 고상하고 아름답고 순수하다고 인식되지만 그는 이런 인식을 부정하고 이런 인식과 싸우고 지치고 절망하고, 그러나 다시 사랑을 갈망한다. 사랑에 절망하고 다시 사랑을 갈망하는 아이러니, 사이, 틈, 균열에 존재하는 것은 욕망이다. 사랑이 말이고 언어이고 의식이고 정서라면 욕망은 언어 이전이고 무의식이고 무서운 심적 에너지이다. 욕망의 대상은 무엇이고 누구인가? 언제나 다가가면 사라진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대상에 도달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이 대상, 헛것, 환상에서 벗어날 수도 없다. 김상미가 노래하는 사랑이 그렇다. 그는 사랑과 욕망의 틈을 노래한다. 어떻게 노래하는가?
이번 수상작 [오렌지]는 우선 형식면에서 최근의 우리 젊은 시인들이 보여 주는 지루한 산문 형태를 말끔히 극복하고, 말하자면 지루한 수사학을 극복하고, 시든 오렌지, 시드는 오렌지의 향기를 노래한다. 오렌지가 아니라 향기가 문제이고, 이 향기는 존재하면서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그는 '삶이란 언제나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될 때에도 남아 있는 법'이라고 노래한다. 오렌지는 시든다. 그러나 향기는 남고 그 향기가 바람에 날리듯이 우리의 삶도 향기를 남겨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이런 향기는 '시들면서 내뿜는 마지막 사랑'이고 '안간힘'이라는 것. 그러므로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의 이빨로 베어먹어야 한다는 것. 이런 인간들은 얼마나 아름답고 슬프고 고통스러운가? 이런 향기의 이미지는 [담배 연기]에서는 자신의 책을 말아 피우는 남자의 담배 연기로 변주된다. 한 세상 산다는 것은, 특히 시인들의 삶은 이렇게 자신이 쓴 책으로 담배를 말아 피우는, 그런 절망의 연속일 것이다.
어느 날 그 건물 아래로 밧줄이 드리워지고 사람들이 하나씩 건물을 빠져나갔다. 밧줄은 아주 오래 매달려 있었다. 가느다란 외줄이 부르르 떨고 있는 것을 멀리서도 볼 수 있었다. 그 후 그 건물이 완전히 철거되었을 때 밧줄은 사라졌다. 더 이상 밧줄을 타고 내려갔던 사람들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누군가 그 밧줄에 매달려 있는 것을 날마다 보았다. 움직이지도 않고 딱정벌레처럼 등을 웅크린 채 그는 허공에서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었다. 나는 이 건물, 저 건물에 그 밧줄을 번갈아 걸었다. 밧줄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짧아졌다.
어느 날 새로 불 켜진 창에서 한 사람이 떨어졌다.
계간 "시 현실"과 박인환의 고향인 강원도 인제 "내린천문학회"가 공동 제정한 박인환 문학상 2회 수상자로 시인 이수명(36)씨가 선정됐다.
수상작으로 뽑힌 "망고" 외 6편은 심사위원 이승훈, 오세영, 이유식으로부터 "전통적인 시 쓰기를 부정하는 모더니즘 미학을 보인다는 점에서 박인환의 문학 정신과 통한다"는 심사평을 받았다.
"무균질의 언어"를 구사하는 시인 이수명(35)씨. 그에게 겹경사가 생겼다.
며칠 전 제2회 박인환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데 이어 20일에는 그의 세 번째 시집 "붉은 담장의 커브"(민음사)가 출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