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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막대기와 꽃뱀과 소녀와 / 이윤학
집에 가는 오솔길이 있었다.
길게 머리를 따 묶은 소녀가 있었다.
유월의 풀밭 안으로 스며드는
오솔길을 걷고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가장 아름다운 시절.
딱딱하게 굳은 땅바닥 위에
떨어진 꽃 막대기가 있었다. 소녀는
의심을 품어본 적이 없었다.
꽃 막대기에 대한 소녀의 설렘!
손을 가져가자
꽃 막대기는 금세
꽃뱀으로 변했다.
꽃 막대기와 꽃뱀과 소녀는
점점 멀어지기 시작했다.
계간 〈세계의 문학〉이 주관하는 제22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자로 시인이윤학(38)씨가 선정됐다. 수상시집은 〈꽃 막대기와 꽃뱀과소녀와〉(문학과지성사)이다.
본심 심사를 맡은 문학평론가 김우창씨는 시인의 시가 “요즘의 현란한수사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으며, “시와 삶의 기본을 다시 생각하게 해준다”고선정이유를 밝혔다. 시상식은 19일 오후 5시 서울 신사동 강남출판문화센터 5층민음사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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