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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명한 산책 / 황인숙
아무도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는
금빛 넘치는 금빛 낙엽들
햇살 속에서 그 거죽이
살랑거리며 말라가는
금빛 낙엽들을 거침없이
즈려도 밟고 차며 걷는다
만약 숲 속이라면
독충이나 웅덩이라도 숨어 있지 않을까
조심할 텐데
여기는 내게 자명한 세계
낙엽 더미 아래는 단단한, 보도블록
보도블록과 나 사이에서
자명하고도 자명할 뿐인 금빛 낙엽들
나는 자명함을
퍽! 퍽! 걷어차며 걷는다
내 발바닥 아래
누군가가 발바닥을
맞대고 걷는 듯하다
자명한 산책
nefing.com
출판사 민음사와 계간 ‘세계의 문학’이 주관하는 제23회 김수영문학상 수상자로 시인 황인숙(46)씨가 선정됐다. 수상시집은 ‘자명한 산책’이다. 시상식은 12월 10일 서울 신사동 강남출판문화센터 5층 민음사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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