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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거문도 / 김미나
[우수상] 여자도 홍련 / 윤경예
꼬막 캐는 여자 몸에서 자란다는 홍련이 있다
홍련의 꽃대 위에서 달의 언덕이 자랐다
빛보다 어둠에 먼저 가닿은 별자리로 왔다는
꼬막들, 아랫도리 다 젖는 것도 모른 채
달을 숨기고 꽃을 들키려고
여자도로 들어왔다고 한다
포말로 흩뿌려진 남편은 잊은 지 오래됐다고
그녀를 벗은 뻘배가 파도 쪽으로 머리를 둘 때
갯뻘 해안선은 눈부시게 깊어졌다
깊어진다는 것은 주름이 많다는 것이 아니다
꼬막 골처럼 눈을 슬쩍 감아주는 것이다
오늘도 물길을 놔버린 수평선처럼
서로 넘어뜨리며 한 몸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꼬막 캐고 돌아온 자리, 개흙 뒤집어써도
밀물은 갯뻘 냄새마저 말갛게 씻어준다
홍련 오는 동안, 추위가 발등을 뒤덮어도
뒤꿈치는 가벼워지고 발톱은 갈라지지 않았다
홍련이 피었다 진다 저 노을이
뻘에 빛을 처바르는 일
해안선을 친친 감고 나오는 큰 꼬막이 있다
[가작] 아버지의 후리소리 / 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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