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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방파제에서 / 고은희
[우수상] 어머니의 바다 / 강성백
아버지 제삿날이 돌아오면
어머니는 으레 바다로 나가셨다
무너져라 눈이 오는 날에도
고개를 숙이고 갯벌을 뒤져
바지락을 캐냈다
거기가 무덤인 줄 모르고
풍랑이 데려간 아버지 발치에서
바지락을 캐냈다
오늘도
뱉어낸 바다를 당겨놓고
뼈 묻을 곳을 찾는 늙은 짐승처럼
오래오래 갯벌을 뒤지는 어머니
어머니는 사십 년 넘게
젊어 돌아가신 아버지 제상祭床 위에
마알간 조갯국을 올리셨다
그 위에 간절한 다음 生을 올려놓고
그 고요 속을 들어오신 아버지께
오래도록 그리움을 건네었다
무엇이 저토록 죽은 자와 산 자를 하나로
이어 끝없이 데려가는 걸까
이미 떠나고 없는 공음空音 하나가
커다란 공명통이 되어
생과 사의 이격離隔을 울리는 밤
짙은 향내 속으로
촛불이 휜다
[가작] 선착장 불빛은 무릎이다 / 박복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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