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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느질 자국 / 황송희
양말을 신는데
무언가 발가락을 건드린다
뒤집어 보니
그녀가 생전에 기워둔
바느질 자국
사리처럼 단단하게 굳어있다
귀퉁이에 매듭을 묶고
외곽으로만 걷던
그녀의 마지막 바느질 자국들이
발자국 되어 내게로 걸어온다
양말을 꿰매다 말고
화장실을 급히 다녀와
왜 요즘
똥이 가늘어지냐던,
가늘어 진다는 말이
그녀의 대장이 가늘어지고
그녀의 항문이 줄어든다는 것 같아서
슬프고도 따뜻했던
그해 겨울이 고요히 걷는다
구멍난 양말을 신지 않겠다고
투정부린 날들도
뚜벅뚜벅 실 땀을 따라 걸어 나온다
다시 양말을 뒤집어 신는데
할머니가 자꾸만 발가락을 간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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