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미시령 / 고형렬
저만큼 밤11시 불빛 저만큼
보이는 용대리 굽은 길가에 차를 세워
도어를 열고 나와 달을 보다가
물소리를 듣는다
다시 차를 타고 이 밤 딸그락,
100원짜리 동전을 넣고 전화를 걸듯
시동을 걸고
천천히 미시령으로 향하는
밤11시 내 몸의 불빛 두 줄기, 휘어지며
모든 차를 앞서가게 하고
미시령에 올라서서
음, 기척을 내 보지만
두려워하는 천불동 달처럼 복받친 마음
우리 무슨 특별한 약속은 없었지만
잠드는 속초 불빛을 보니
그는 가고 없구나
시의 행간은 얼마나 성성하게 가야 하는지
생수 한 통 다 마시고
허전하단 말도 허공에 주지 않을 뿐더러
- 그 사람 다시 생각하지 않으리
- 그 사람 미워 다시 오지 않으리
창비가 주관하는 제8회 백석문학상 수상자로 시인 고형렬(52)씨가 16일 선정됐다. 수상작은 시집 '밤 미시령'(창비)이다.
1979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고씨는 '성에꽃 눈부처' '김포 운호가든집에서' 등의 시집을 냈으며 지훈문학상(2003년) 일연문학상(2006년) 등을 수상했다.
심사위원회는 "자신만의 독특한 시적 화법을 지속적으로 탐구해온 시인은 인생과 고향에 대한 변하지 않은 정감의 세계를 비장하고도 씩씩한 언어로 그려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상금은 1천만원이다.
이와 함께 제6회 '창비 신인 시인상'에 고은강(35)씨의 '푸른 꽃' 등 5편이, 제13회 '창비 신인 평론상'에는 김종훈(34)씨의 '문태준-황병승론'이 선정됐다. 상금은 각각 500만원이다.
백석문학상 및 창비 신인문학상 시상식은 11월29일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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