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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꽃이 불편하다 / 박영근

 

 

모를 일이다 내 눈앞에 환하게 피어나는

저 꽃덩어리

바로 보지 못하고 고개 돌리는 거

불붙듯 피어나

속속잎까지 벌어지는 저것 앞에서 헐떡이다

몸뚱어리가 시체처럼 굳어지는 거

그거

밤새 술 마시며 너를 부르다

네가 오면 쌍소리에 발길질하는 거

비바람에 한꺼번에 떨어져 뒹구는 꽃떨기

그 빛바랜 입술에 침을 내뱉다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내가 흐느끼는 거

 

내 끝내 혼자 살려는 이유

네 곁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

 

 

 

저 꽃이 불편하다

 

nefing.com

 

 

백석문학상 운영위원회는 '5회 백석문학상'에 시집저 꽃이 불편하다(2002)의 저자 박영근(45)씨를 선정했다.

 

박씨는 1981反詩(6)에 시 '수유리에서' 등을 발표하면서 작품활동 시작, 취업공고판 앞에서」「대열」「김미순」「지금도 그 별은 눈뜨는가등의 시집을 펴냈으며 1994년 제12회 신동엽창작기금을 받았다.

 

심사위원회는 "박씨의 시가 세계의 고통과 자신의 고통을 동시에 맨몸으로 감내하는 치열한 고투를 통해 지난 시대의 이념적 좌절을 넘어서는 감동적인 아름다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시상식은 다음달 26일 오후 6시 서울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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