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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남혜민
비 길게 내린 후
물안개가 세상으로 열린 길을 닫고
미처 떠나지 못한 바람 몇줄기
얼룩진 창을 두드린다
시끄러운 차창 밖의 나무
바람결에 몸을 떨면
버틸 수 없어
이내 안개에 몸을 담근다
골목마다 사랑을 익히는 소리
이별의 슬픈 노래
빗방울의 시린 눈물되어 떨어지면
비릿한 바람과 어둔 하늘따라
사그러지지 않는
꿈의 이삭을 줍고 있는
상.계.동
뒤돌아보면
하얀 얼굴들이 뒤엉켰던 거리
퍼덕이는 꿈 한줌
아득한 세월로 실려 보내고
어둠이 타는
소슬한 길목을 밟으면
아아,
바람에 서걱이며 수런대는 저 소리
미칠 듯이 몸을 뒤채다
나도 발가벗고
안개 속으로 뛰어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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