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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斷想I

                    

                    최문숙

 

 

그래, 일상이 허둥거린다.

 

손바닥 보자기에

파편처럼 부서져 내린

삼십촉 백열전구

 

그래, 곱게 접어야지.

 

은총 내리는 모습

저토록, 산산히 부서질까

 

무심한 햇살은 저혼자

성근 눈으로

찢기운 은총에 내려앉아

졸고있고,

차곡차곡 포개고픈 책장사이로

비죽이 손 내미는

엽서 한 장은

그 누가 보낸 연서란 말인가

 

어디쯤 가야 그를 만날까

 

시린 등허리

따개비들 촘촘히 집을 짓고

뽀얀 희망은 수레바퀴에

펄럭이며

숨을 고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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