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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동강

               유금숙



강변을 따라 걸으면 물 갈피마다

유년의 기억들 깔깔대며 물수제비 뜨는 저녁

물안개 속에서

어린 비오리 갸웃 고개를 내밀다

소리에 놀라 소스라친다

수풀사이 돌밭 틈새로 계절 없이

샘물 뿜어 올리는 황새여울 지나는데

길 끝나는 곳 산비탈에

코란도 한 대 서 있다

문희마을 몽룡씨는 오늘도

고무신 같은 나룻배를 신고

홀로 강을 건너간 모양이다

노를 잡고

물길을 따라가던 산 그림자

길게 하품하며 뱃전에 누워 잠에 들면

외딴집 텃밭엔 오늘밤

은하수 푸르게 쏟아지고

별빛에 옥수수 익는 소리 가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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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대 국문과 졸업

2004 방송대문학상 당선

2006 <심상> 신인상

강원문협, 강릉문협, 한울림문학 회원

시집 <꿈, 그 간이역에서>

출처 : 시와 별 그리고
글쓴이 : 하늘다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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