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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상자 : 송수권

 


2. 수상작품 : 「쪽빛」 외 6편

 


「쪽빛」 

 

아무도 없다

내가 앉은 자리
때늦은 숨비기꽃 몇 송이 막 피어나고
신신한 아침 햇빛 입을 대다
기절한다

아무도 없다

내가 앉은 자리
무심히 조약돌을 던지면
팽팽한 수평선이 입을 벌리고
바다는 서슬진 유리처럼 퍼어런
금이 선다

아무도 없다

저 물 밖 물쟁이로 떠돌다 온 세월
이젠 떠나지 않으리라
내 영혼 속에 잠든 바다
쪽빛 물발로 깨워서 당신의 이름
뜨겁게 부르리라

 

 

 

허공에 거적을 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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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심사위원 : 유종호(문학평론가, 연세대 교수), 김윤식(문학평론가, 서울대 교수), 김재홍(문학평론가, 경희대 교수), 최동호(시인, 고려대 교수), 박태일(시인)

 


4. 심사평

「가락과 서정적 안정감」
꼬불꼬불하여 읽기 힘든 산문화 경향이 시의 대세를 이루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생긴다. 또 억지춘향의 재담도 여기에 끼어든다. 이런 가운데 가락과 정감을 아울러 지닌 작품을 대하면 시의 본령이 아직도 살아남아 있다는 흐뭇함을 경험하게 된다.
송수권 씨의 작품을 대하면서 그러한 반가운 마음을 경험하였다. 정감과 가락과 격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문학상의 수상작이 빌려서 이름을 칭송하는 바 문인의 작품 세계와 반드시 일치하거나 유사성을 보여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번 김달진 문학상이 전통적인 가락과 정감과 서정적 안정성을 보여주고 있는 송수권 씨에게로 돌아가는 것은 자연스럽고 또 당연한 일로 여겨진다.(유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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