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수상자 : 이문재
2. 수상작품 : 「타워 크레인」외 4편
「타워 크레인-고독한 산책자의 몽상·7」
나의 눈이 가는 길, 서울에선 없다, 서울이 수시로 내 눈을 끌어당길 뿐이다, 광고의 아우성과 매체의 잡음 속에서 광고의 잡음과 매체의 아우성으로 나온다. 저, 아니, 이 길뿐, 빈틈은 없다, 내 시야와 시력은 이제 나의 것 아니다, 그러하니
내 눈이 보고 싶던 것이 무엇인지, 보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가 없게 되어버렸다, 잠 안쪽에서도 두 눈 뜨고 있어야 하느니
내 눈이 먼저 가 닿아 내가 불려가는길, 사라졌다, 시선이 떠나가 돌아오질 않는다, 서울은 캄캄할 만큼 현란하고 현기증으로 증발할 만큼 무겁게 돌아간다, 즐겁다고, 쫓아가고 싶다고, 누릴 수 있다고, 견딜 수 있을 것이라고……
안구 패여나간 나는 말할 뻔한다, 뻥 뚫려 허당인 내 두 눈구멍 속으로 서울은 24시간 형광을 불밝혀 놓는다, 의안은 울지 않느니
내 정수리 위에 거대한 타원 크레인 하나 박혀 있다, 엔진 끄지 않는다, 몸속의 엘리베이터도 멈추지 않고 오르내리느니
내 안에 서울이 죄다 들어와 있구나, 아, 보인다, 보이지 않는 저것들이, 어, 보이지 않는다
이 보이는 것들이, 저 분명한 것들이
3. 심사위원 : 김윤식(문학평론가, 서울대 교수), 황동규(시인, 서울대 교수), 김재홍(문학평론가, 경희대 교수), 최동호(시인, 고려대 교수), 박두진(시인)
4. 심사평
「모색과 열정」
제6회 김달진 문학상의 수상작으로는 이문재 시인의 「타워 크레인」외 4편이 선정되었다. 최종심에 오른 김윤배·이성복·이성선·황지우 그리고 이문재 등 다섯 시인의 작품을 심사한 결과다. 최종심사를 위촉받은 사람은 김윤식·황동규·김재홍·최동호·박두진 다섯이었다. 심사 방법은 한 심사위원이 두 사람씩 추천하여 다득표순으로 축소 논의하기로 한 바, 나는 김윤배·이성선·황지우 세 사람을 추천하였다. 그러나 투표 결과는 이성선·이문재·김윤배 순으로 나타났다. 다시 2차 투표를 한 결과는 이성선과 이문재가 각 2표, 그리고 김윤배가 1표였다.
한참의 논의 과정에서 이성선과 이문재가 팽팽히 맞섰으나, 이 과정에서 상의 성격 내지 특성에 대한 의견교환이 있었다. 실험적 성격의 참신함에 비중을 두자는 의견과 김달진의 시 세계를 고려하자는 의견이었다. 장시간 논의 끝에 결과는 이문재로 하기로 하였는바, 이것은 상의 특성을 좀 젊게 가자는 의견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이문재의 시는 다소 불안정하면서도 도시적 삶의 문제를 정열적으로 파헤치고자 하였다는 점에서 평가를 받았다. 어떤 점에서는 김윤배의 시가 더 성실하고 치열한 면도 있었고, 이성선의 시가 안정된 면도 있었지만, 이문재의 이러한 열정이 긍정할만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본인도 이문재가 수상 시인으로 결정되는데 대해 이의가 있었다.
어차피 상의 심사를 최고라기보다는 최선의 작품을 고르는 일, 이 점에서 이문재씨가 앞으로 더욱 정진해서 큰 시인으로 성장해가기를 바란다.
해를 거듭하면서 점차 안정돼가는 김달진 문학상이 더욱 발전하기를 빈다.(박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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