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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에게로 가는 길* / 강희근

 

길은 꿈이 아니라 걸어가는

발이다

발은 그 자리 있어서 생애, 시간, 노을

리디아 푸르푸라리아는

필립비 사람 필립비의 길

동트는 아침에서 설레는 저녁까지의

거기 물이 흐르고 흐르면서 아름다운

태초,

나는 태초가 되고 싶었다

태초는 점 하나에서 선, 선에세 둘레

이어 이르는 영혼의 거접이여

경당은 조용했다

리디아 푸르푸라리아는 여자이므로

깃발, 사탕, 그리고 사랑의 사투리

말씀으로 가는

길,

하나

*유럽 최초의 카톨릭 신자

 

 

 

리디아에게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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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와 이형기 시인 기념사업회(회장 박우담)20세기 우리나라 지적서정의 대표시인 이형기를 기리는 2020년 제10회 이형기 문학상 수상자로 강희근 시인(77)을 선정했다고 지난 6일 밝혔다.

 

선정 시집은 `리디아에게로 가는 길`(현대시학사ㆍ2020)로 등단 55주년을 기념해 발간됐으며 강 시인의 21번째 자작시집이다.

 

이번 상은 예심과 본심을 거쳐 선정됐다. 심사위원인 오형엽 교수(고려대)와 이재복 교수(한양대)는 본심 심사에서 "언제부터인가 우리 시단에 삶의 알맹이는 없고 껍데기만 요란한 시가 우리의 눈을 현혹시키고 있다. 이에 비해 강희근 시인의 이번 시집은 길에 대한 성찰로 가득하다. 자신의 삶에 대한 진지한 반성과 성찰을 통해 삶의 고양과 그 아름다움이 그 어떤 여타의 시집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단단한 경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수상자 강희근 시인은 경상대학교 명예교수로 그간 국제펜 한국본부 부이사장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을 지냈고`프란치스코의 아침` 21권의 시집과 `시 읽기의 행복` 15권의 저서를 출간했으며공보부 신인예술상김삿갓 문학상가톨릭문학상 특별상경남도문화상송수권 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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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환상통 / 김혜순

 

 

하이힐 신은 새 한 마리

아스팔트 위를 울면서 간다

 

마스카라는 녹아 흐르고

밤의 깃털은 무한대 무한대

 

그들은 말했다

애도는 우리 것

너는 더러워서 안 돼

 

늘 같은 꿈을 꿉니다

얼굴은 사람이고

팔을 펼치면 새

말 끊지 말라고 했잖아요

늘 같은 꿈을 꿉니다

뼛속엔 투명한 새의 행로

선글라스 뒤에는

은쟁반 위의 까만 콩 두 개

(그 콩 두 개로 꿈도 보나요)

 

지금은 식사 중이니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

나는 걸어가면서 먹습니다

걸어가면서 머리를 올립니다

걸어가면서 피를 쌉니다

 

그 이름은, 새는

복부에 창이 박힌 저 새는

모래의 날개를 가졌나?

바람에 쫓겨 가는 저 새는

 

저 좁은 어깨

노숙의 새가

유리에 맺혔다 사라집니다

 

사실은 겨드랑이가 푸드덕거려 걷습니다

커다란 날개가 부끄러워 걷습니다

세 든 집이 몸보다 작아서 걷습니다

비가 오면 내 젖은 두 손이 무한대 무한대

 

죽으려고 몸을 숨기려 가던 저 새가

나를 돌아보던 순간

여기는 서울인데

여기는 숨을 곳이 없는데

 

제발 나를 떠밀어주세요

 

쓸쓸한 눈빛처럼

공중을 헤매는 새에게

안전은 보장할 수 없다고

들어오면 때리겠다고

제발 떠벌리지 마세요

 

저 새는 땅에서 내동댕이쳐져

공중에 있답니다

사실 이 소리는 빗소리가 아닙니다

내 하이힐이 아스팔트를 두드리는 소리입니다

 

오늘 밤 나는

이 화장실에는 숨을 곳이 없어요

물이 나오는 곳

수도꼭지에서 흐르는 물소리가

나를 위로해주는 곳

나는 여기서 애도합니다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검은 날개를 들어 올리듯

마스카라로 눈썹을 들어 올리면

 

타일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나를 떠밉니다

 

내 시를 내려놓을 곳 없는 이 밤에

 

 

 

날개 환상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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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와 이형기시인기념사업회(회장 박우담)는 시 낙화의 시인이자 지적 서정시의 대명사인 이형기 시인을 기리는 제9회 이형기문학제 수상자로 김혜순 시인이 선정됐다고 27일 밝혔다. 수상집은 날개 환상통이다.

 

김 시인은 1955년 경북 울진에서 태어나 건국대학교 및 동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다. 1979년 문학과 지성에 담배를 피우는 시인’, ‘도솔가등의 시를 발표하며 등단했으며 현재 서울 예술대학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심사위원인 정과리 평론가는 김혜순 시인은 한국여성시사에서 하나의 획을 그은 존재이다. 최근 김혜순의 시는 더욱 더 나아가 인간에 의해 학대받고 고통받는 여린 생명들의 삶의 형식에 대한 탐구로 확장되었다. 그의삶의 형식의 탐구는 앞으로도 씩씩할 것이며 그의 도전은 우주상의 모든 생명의 진정한 미래를 위한 하나의 밀알로 작용할 것이다라고 평했다.

 

한편 진주 출신으로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이형기 선생(1933.1~2005.2)은 초기에는 삶과 인생을 긍정하고 자연섭리에 순응하는 서정시를 쓰고, 후기에는 허무에 기초한 관념을 중심으로 날카로운 감각과 격정적 표현이 돋보이는 시를 발표했다. 20세기 후반 삶과 인간문제를 시로써 탐구한 가장 대표적인 시인이다.

 

950코스모스’, ‘강가에서등이 추천돼 고교 때인 16세에 등단, 최연소 등단기록을 세웠으며 대한민국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이형기 문학제 시상식은 622일 토요일 오후 4시 경남과기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다. 이날 문학상 수상자에게는 창작장려금 2,000만원과 상패가 주어진다. 진주시 관계자는 지역사회 문학의 저변을 확대하고 시민들의 문학정신을 키워내는 동력으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많은 시민들에게 이형기 선생에 대한 홍보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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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 기하학 / 함기석

 

 

야옹 야옹 비가 내린다

인간이 뇌혈관 실핏줄 같은 비

비의 발톱이 정원을 쥐새끼처럼 찢어놓은다

나는 3210층을 차례로 올라가

공중의 지하실에 도착한다

거기서 비의 공격성이

인체와 정신에 미치는 충격을 수량화한다

시 대신 기하학 문제를 풀며 오렌지랑 논다

3차원의 내가 1차원의 나를 초대해

2차원 마을에 사는 나를 찾아가는 상상을 한다

상상은 피로 물든 백지화 함께 나를 찾아온다

나는 눈을 감고 귀를 막는다

그래도 야옹 야옹 비가 내린다 오렌지는 웃고

기하학은 기하학을 살해한다

 

 

 

오렌지 기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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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가 주최하고 이형기 시인 기념사업회가 주관하는 6회 이형기문학제가 오는 31일부터 62일까지 3일간 진주시 일원에서 열린다. 31일 신안동 녹지공원에 세워진 시인의 시비 앞에서 추모제를 시작으로, 2013년 이형기문학상 시상, 체험시백일장, 전국학생 백일장대회, 시낭송대회, 문학세미나, 문학의 밤, 진주문학기행, 배너시 전시회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1일에는 이형기 문학상 시상식이 개최되는데 올해 이형기문학상 수상자로 함기석 시인이 결정됐다. 함기석 시인(47)은 충북 청주 출생으로 1992작가세계로 등단해 시집 뽈랑 공원’, ‘착란의 돌’, ‘국어 선생은 달팽이’, 동시집 숫자벌레등을 출간했으며, 이번 수상 시집은 오렌지 기하학’(문학동네)이다.

 

심사위원은 원구식(시인, 현대시 시사사 발행인), 박주택(시인, 경희대 교수), 김언희(시인), 오형엽(문학평론가, 고려대 교수), 조강석(문학평론가, 인하대 교수) 씨가 맡았다.

 

이형기문학상은 선생의 높은 문학 정신을 기리고 후학들을 독려하기 위해 제정된 상이다. 본상은 지난 1년간 출간된 시집 중에서 우수시집 1권을 선정해 시상하며, 수상자에게는 창작지원금 2천만 원이 지원된다. 이 상은 격월간 시사사2006년도에 제정, 2008년부터 이형기 선생의 고향인 진주시에서 주최하고 있다.

 

특히 올해 기념사업회에서는 시인의 시를 묶은 이형기 시 전집을 발간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6회 이형기 문학제 기념호인 먼지로 돌아오다를 발간해 6회째를 맞이하는 문학제가 전국적인 문학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한편 진주에서 태어난 이형기(1933~2005) 시인은 동국대학교 불교학과를 졸업하고 이 대학 국문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대표적인 시로는 죽지 않는 도시’, ‘낙화등이 있다. 진주농림학교 재학시절에는 제1회 영남예술제(지금의 개천예술제) 백일장에서 장원을 차지했고, 17세 때 최연소 나이로 문예지에 등단했으며. 20세기 후반 한국 시인들 가운데서 시를 소재로 삶과 인간 문제를 탐구한 가장 대표적인 시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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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묻힌 얼굴 / 오정국

 

 

기꺼이 무릎 꿇고 절을 하듯이, 머리를 진흙 속으로

들이밀고, 벌거벗은 궁둥이만 보여 주시는

나의 어머니, 저렇듯 얼굴을 뭉개어

진흙이 되셨으니, 그 기쁨 홀로 누리시도다

진흙을 처발라 출구를 봉해 버린

참나무 불길을 견디시고 이기셨으니

그 고통 세세연년 당신 몫이옵니다

 

타관을 떠돌던

낡은 가방 내려놓고

노숙의 험한 망치와 목장갑을 등 뒤로 감추고

이마에 재를 바르듯, 당신께 나아가

두 볼의 눈물을 경배하고자 하오나

얼굴은커녕 발가락마저

궁둥이로 눌러서 감추어 두셨도다

 

진흙 속으로 캄캄하게 묻어 버린 눈, 눈꺼풀을

어떻게 열고 계신지, 진흙을 눌러 붙인

사방의 손자국을 둘러보는 것인데,

, 엉덩이로만 빛의 윤곽을 느끼시는

나의 어머니

 

 

 

 

파묻힌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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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는 오는 61일부터 3일까지 5회 이형기 문학제를 칠암동 문화거리, 진주성, 진양호 일대 그리고 진주교육지원청 대회의실에서 개최한다. '낙화'로 우리에게 친숙한 시인 이형기는 진주 출신으로 16세 때 제1회 영남예술제(현 개천예술제) 백일장 장원을 하였으며 그 이듬해문예지로 등단한 뒤, 20C 후반 한국 시인들 가운데서 시를 소재로 삶과 인간문제를 탐구한 가장 대표적인 시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일곱 번째 시상하는 이형기 문학상에는 오정국 시인이 선정되었으며 수상시집은파묻힌 얼굴이다. 이형기 시인 기념사업회는 2011년도 우리나라에서 출판된 시집 70여권을 심의하여 125권 선정, 210권 선정 그리고 본심심사를 거쳐 수상자를 선정하였다. 시상식은 62() 오후 420분 진주교육지원청 대회의실에서 열리며 시상금 2천만원과 상패가 수여될 예정이다.

 

이형기 시인 기념사업회 회장이며 경상대학교 명예교수인 강희근 교수를 비롯한 원구식(현대시 발행인), 박주택(경희대 교수), 송희복(진주교육대학교 교수), 오형엽(수원대 교수)으로 구성된 본심 심사위원회는 심사평에서 오정국 시인은 인간이 살아가는 과정을 매미가 허물을 벗는 것과 같다고 보면서 그것은 진흙에서 빠져나오는 진흙처럼 어디를 가도 본원이나 본질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에 주목했다. 그러므로 오시인은 인간의 존재에 대한 냉철한 투시력으로 시를 쓰는 드문 시인이라고 그 우수성을 평가하였다.

 

수상자 오정국 시인은 1956년 경북 영양에서 태어나 중앙대 예술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오 시인은 1988현대문학추천으로 등단했으며, 시집저녁이면 블랙홀 속으로, 모래무덤,내가 밀어낸 물결,멀리서 오는 것들과 평론집시의 탄생, 설화의 재생,비극적 서사의 서정적 풍경을 펴냈고, 서울신문기자와문화일보문화부장을 거쳐 현재는 한서대 인문사회학부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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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러본다 / 최영철

 

 

햇살 꽂힌다

잠든 척 엎드린 강아지 머리에

퍼붓는 화살

깼나 안 깼나

쿡쿡 찔러본다

 

비 온다

저기 산비탈

잔돌 무성한 다랑이논

죽었나 살았나

쿡쿡 찔러본다

 

바람 분다

이제 다 영글었다고

앞다퉈 꼭지에 매달린 것들

익었나 안 익었나

쿡쿡 찔러본다

 

 

 

찔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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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출신으로 20C 후반 한국 시인들 가운데서 삶과 인간문제를 시로써 탐구한 가장 대표적인 시인인 이형기 시인을 기리기 위하여 2008년부터 개최된 이형기 문학제는 올해 4회를 맞이하여 체험시 백일장, 시낭송대회, 문학의 밤 행사 등 시민들과 더 가까이 호흡하는 문학제가 되기 위하여 다채로운 행사로 펼쳐진다.

 

올해 이형기 문학상 수상자는 최영철 시인이 선정되었으며 수상집은 찔러 본다이다. 시상식은 521() 오후 420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학생회관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심사위원회는 최영철 시인의 시는 자연과 인간이 화해롭게 넘나들며 이념이나 사유를 떠난 인간의 원초적 생의 호흡을 반영한 리듬을 통해 자연의 섭리를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시라는 호평으로, 그 우수성을 평가했다.

 

수상자 최영철 시인은 1956년 경남 창녕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자랐다. 198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호루라기’, ‘일광욕하는 가구’, ‘가족사진’, ‘홀로가는 맹인악사’, ‘야성은 빛나다등이 있으며 산문집에 동백꽃, 붉고 시린 눈물’, ‘우리 앞에 문이 있다’, 어른동화 나비야 청산가자가 있다. 그리고 2000년 백석문학상, 2010년 최계락 문학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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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동공 / 박주택

 

 

이제 남은 것들은 자신으로 돌아가고

돌아가지 못하는 것들만 바다를 그리워한다

백사장으로 뛰어가는 흰말 한 마리

아주 먼 곳으로부터 걸어온 별들이 그 위를 비추면

창백한 호흡을 멈춘 새들만이 나뭇가지에서 날개를 쉰다

꽃들이 어둠을 물리칠 때 스스럼없는

파도만이 욱신거림을 넘어간다

만리포 혹은 더 많은 높이에서 자신의 곡조를 힘없이

받아들이는 발자국, 가는 핏줄 속으로 잦아드는

금잔화, 생이 길쭉길쭉하게 자라 있어

언제든 배반할 수 있는 시간의 동공들

때때로 우리들은 자신 안에 너무 많은 자신을 가두고

북적거리고 있는 자신 때문에 잠이 휘다니,

기억의 풍금 소리도 얇은 무늬의 떫은 목청도

저문 잔등에 서리는 소금기에 낯이 뜨겁다니,

갈기털을 휘날리며 백사장을 뛰어가는 흰말 한 마리

꽃들이 허리에서 긴 혁대를 끌러 바람의 등을 후려칠 때

그 숨결에 일어서는 자정의 달

곧이어 어디선가 제집을 찾아가는 개 한 마리

먼 곳으로부터 걸어온 별을 토하며

어슬렁어슬렁 떫은 잠 속을 걸어 들어간다

 

 

 

시간의 동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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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시장 정영석)에서는 진주출신 시인으로 빼어난 시 세계를 이룩하여 한국시단에 큰 별이 된 이형기 시인을 기리기 위하여 개최하는 3회 이형기 문학제58일부터 9일까지 진주시청과 남강문화거리, 국립진주박물관 등에서 다채로운 행사로 열린다.

 

올해 이형기 문학상 수상자는 박주택(경희대 교수) 시인이 선정되었으며 수상집은 시간의 동공이며, 시상식은 58() 오후 2시 진주시청 시민홀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심사위원회는 "박주택 시인의 시는 인간 불멸을 꿈꾸는 시로서 그 세계는 날카롭게 벼리어져 과녁을 향해 날아가는 독특한 감성의 시"라고 규정하고 "우리시대 시의 한 향도가 된다"고 그 우수성을 평가 했다.

 

수상자 박주택 시인은 1959년 충남 서산에서 태어나 경희대 국문과와 동 대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86년 경향신문 신춘문예꿈의 이동건축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방랑은 얼마나 아픈 휴식인가' '사막의 별 아래서' 등이 있고 시론집으로 '낙원 회복의 꿈과 민족정서의 복원'이 있으며 그 동안 현대시 작품상, 소월시문학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진주시(시장 정영석)에서는 진주출신 시인으로 빼어난 시 세계를 이룩하여 한국시단에 큰 별이 된 이형기 시인을 기리기 위하여 개최하는 『제3회 이형기 문학제』를 5월 8일부터 9일까지 진주시청과 남강문화거리, 국립진주박물관 등에서 다채로운 행사로 열린다.

올해 이형기 문학상 수상자는 박주택(경희대 교수) 시인이 선정되었으며 수상집은 『시간의 동공』이며, 시상식은 5월 8일(토) 오후 2시 진주시청 시민홀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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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로 참말하기 / 유안진

 

 

지금은 없어진 공산주의 시대였다

루마니아의 초등학교 교실에서 선생님과 아이들의 공부였단다

여러분의 아버지는 누구죠?

니콜라이 차우세스쿠요

여러분의 어머니는 누구죠?

엘레나 차우세스쿠요

잘 대답했어요. 여러분은 나중에 무엇이 되고 싶어요?

고아孤兒

(한 신문에 실린 이 풍자로 관련자들 모두 체포되었다고 한다)

소련의 아이들과 어른들의 대화였단다

생일 선물로 무엇을 받고 싶니?

한 아이가 얼른 대답했다

투르먼 대통령한테 뺨맞고 싶어요

깜짝 놀란 어른이 까닭을 묻자, 그 어린이는

내가 미국 아이이거나 투르먼이 우리 대통령일 테니까요

(이 풍자만화의 관련자들은 전원 체포되었다고 한다)

어느 위성국가에서 모스크바로 가는 기내 방송이었단다

신사 숙녀 여러분! 이 비행기는 곧 모스코바 공항에 도착합니다

담뱃불을 끄고 의자를 바로 세우고 안전벨트를 매어 주세요

그리고 손목시계를 10년 뒤로 돌려주세요

(이 풍자만화로도 관련자들은 체포되지 않았다. 체포할수록 풍자의 인기가 급상승될뿐더러, 포화 상태의 수용소 비용을 줄이려고 기 수감자들도 다 석방했는데, 이는 후로시쵸프의 정책에 따른 것이었다고 한다)

이렇듯 놀랍고도 기발한 발상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오는가?

 

 

 

거짓말로 참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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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안진 시인(사진)이 제4회 이형기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작은 시집 거짓말로 참말하기. 격월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4일 이형기기념사업회와 공동 주관하는 이형기문학상의 제4회 수상자로 유 시인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심사위원인 오세영 시인은 초기엔 토속적인 감수성으로 기독교적 세계관과 전통적 삶을 잘 융합하여 우리 시의 또 다른 면목을 보여줘 타성에 젖은 우리 시단의 청량한 자극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된다고 선정이유를 설명했다.

 

진주 출신인 이형기(1933~2005) 시인은 20세기 후반 한국 시인들 중에서 삶과 인간문제를 시로써 탐구한 가장 대표적인 시인으로 꼽힌다.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로 시작되는 시 <낙화>는 그의 대표시로, 국민 애송시다. 진주사람들은 그가 살아 있을 때인 2000년 진주시 신안동 공원에 시 "낙화"를 새긴 시비를 세웠다.

 

시상식은 13일 오후 경남 진주시청에서 진행된다.

 

강희근 시인은 "아무쪼록 시로서 축제를 여는 까닭은 그 축제 안에 모든 이의 행복이 담기기 때문"이라며 "함께 참가해 주시고 얻어낸 행복을 돌아가 이웃에게 나눠달라"고 말했다.

 

정영석 진주시장은 "이형기 시인은 진주 출신이기도 하지만 지방 문화예술제의 효시인 개천예술제에서 첫 백일장의 장원을 차지에 인연이 깊다"면서 "이번 문학제가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넉넉한 행복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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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무 아래의 키스 / 이수익

 

 

더 멀리

떠나왔다 보다

밀교의 단호한 문을 여러 겹 건너

비바람과 눈보라 사이를 숨차게 헤쳐

바위처럼 금 간 상처 내려다보며

그래도 두렵지 않다, 두렵지 않다, 서로

위로하면서

몇백 날을 그렇게 달려왔지

은닉한 쾌감에 메마른 주둥이를 대고 싶어

피 흐르는 육체의 윤곽을 덮어 지우면서

저 감옥 속으로,

감옥 속으로

 

 

 

 

꽃나무 아래의 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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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13일 이틀동안 이형기 시인의 고향인 진주 남강변에서 '이형기 문학제'가 열린다. 20세기 한국 현대 시단을 대표하는 이형기 시인의 고향사람들과 문인들이 이형기기념사업회(회장 강희근 경상대 교수)를 결성하고 처음으로 문학축제를 열기로 했다.

 

 

 

이번 문학제는 진주시가 주최하고, 이형기 기념사업회와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공동 주관하는 이형기문학제가 진주 남강변에서 열린다. 강희근 회장은 "이형기 선생의 출생일(16)과 돌아가신 날(22)7월이 아니지만, 올해는 처음이라서 여는데 의미를 두고 특정일과 관계없이 연다"고 말했다.

 

이어 이날 오후 430분 같은 장소에서 이형기문학상 시상식이 열린다. 올해로 3회째인 이형기문학상 수상자자로는 이수익(66) 시인이 선정되었다. 예심·본심을 거쳐 오른 시집을 대상으로 5명의 심사위원들이 토론을 거쳐 수상자를 결정했다.

 

수상 시집은 <꽃나무 아래의 키스>, 심사위원들은 "이전의 어떤 시집보다도 시인의 시인론이 충실하게 반영되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4부로 구성된 시집은 사소한 것부터 거대한 것까지 인간의 아픈 흉터를 어루만지는 등 삶의 근원적인 비애를 그려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시상은 정영석 진주시장이 할 예정이며, 박주택 교수(경희대)가 심사평을 할 예정이다. 상금 1000만원.

 

이형기 시인은 생전에 문예이론과 실제 창작분야에서 탁월함을 보였고 같은 동료들에게도 존경을 받는 자부심이 유달리 강했던 이다. 고향의 시우였던 최계락, 옛 삼천포의 박재삼 시인(1회 개천예술제 차상)과 나눈 평생 우정은 지금도 한국 문단뿐 만이 아니라 고향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강희근 교수는 "이형기 시인은 한국현대시를 대표하는 시인이면서 개천예술제 백일장 제1회 장원자이기도 하다""이번 문학제를 통해 지역민의 정서를 문학적으로 승화시키려고 하며, 진주에 많은 시인들이 있지만 고인은 갈수록 위상이 더 뚜렷해지는 대상이기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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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웃는다 / 유홍준

 

 

깜박.

눈을 붙였다

깼을 뿐인데 누가

내 머리를 파먹은 거야

아주 잠깐 눈을 감았다 떴을 뿐인데

누가 내 눈동자를 쪼아먹은 거야 수박덩어리처럼

누가 넝쿨에서 내 꼭지를 잘라낸 거야 배꼽이

빠지도록 웃는다 숟가락으로 파먹다 만

뒤통수를 감추고 웃는다

이렇게 파먹힌 얼굴

이렇게 파먹힌 뒤통수로

이렇게 쪼아먹힌 눈 이렇게 갈라터진 흉터로

누가 내 뒤통수에 빨간 소독약 묻힌 솜뭉치를 쑤셔넣다 놔둔 거야

누가 내 웃음에 주삿바늘을 꽂아놓은 거야 누가

내 웃음에 링거 줄을 꽂고 포도당을 투약하는 거야

누가 바퀴 달린 이 침대를 밀며 달리는 거야

복도처럼 아득하게 웃는다 미닫이처럼

드르륵 웃는다 하얀 시트가 깔린 이 수술대 위에서

배를 잡고 웃는다 이 흉터 같은 입술

이렇게 붙었다 떨어졌다 하는

흉터 같은 입술로 누가

흉터 위에

립스틱을 바르는 거야

누가 이 흉터끼리 뽀뽀를 시키는 거야

 

 

 

나는,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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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제는 진주시가 주최하고, 이형기 기념사업회와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공동 주관하는 이형기문학상에 유홍준(45) 시인을 선정했다. 유 시인은 지난 1시작문학상첫 수상자로 선정된데 이어 이번에는 이형기문학상을 받는다.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두 번째 이형기문학상 수상시인으로 유 시인을 선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단체는 2005년 작고한 이형시 시인의 삶과 문학을 기리기 위해 지난해 제정된 문학상으로, 지난 1년간 출간된 시집을 대상으로 심사를 거쳐 수상자를 결정했다. 수상시집은 <나는, 웃는다>(창작과비평).

 

심사는 이승훈 한양대 교수와 강희근 경상대 교수, 노향림 시인, 원구식 <현대시> 주간, 박주택 경희대 교수가 했다.

 

강희근 교수는 유홍준 시인은 작년 한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한 시인 중 한 사람이다. 그의 두 번째 시집은 표현의 의외성으로 내면과 현실을 결합하는 능력이 탁월하고, 그러면서 현대시가 가는 길인 진보적 세계와 서정의 어울림을 보여준 작품이었다고 평가했다.

 

경남 산청 출생인 유 시인은 현재 진주의 한 제지공장에서 제지공으로 있다. 진주 출신인 이형기 시인은 제1회 개천예술제 백일장에서 장원을 했으며, 유 시인은 제41회 개천예술제 백일장에서 장원을 받았다. 진주시 신안동 녹지공원에는 이형기 시인의 시비가 건립되어 있다.

 

유홍준 시인은 1998<시와 반시> 신인상에 '지평선을 밀다' 등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고, 2004년 봄 첫 시집 <상가에 모인 구두들>을 펴냈으며, 지난 해 두 번째 시집을 냈다.

 

유 시인은 2005년 한국시인협회가 제정한 젊은시인상첫 수상자로 선정되어 문단 안팎에서 관심을 모으기도 했고, 지난 1월에는 상금 1000만원의 시작문학상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유홍준 시인은 개천예술제 백일장 1회와 41회 장원을 받은 인연으로 만난 것 같고, 진주 출신인 이형기 선생의 이름으로 된 상을 받게 되어 더 기쁘다면서 선정 소식을 듣고 진주에 있는 이형기 시비 앞에 가서 맥주를 놓고 한참 앉아 있다가 오기도 했는데, 시를 똑바로 써야 한다는 다짐이 들었다고 말했다.

 

2회 이형기문학상 시상식은 526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사간동 출판문화회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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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적막 / 김명인

 

 

아직은 제 풍경을 거둘 때 아니라는 듯
들판에서 산 쪽을 보면 그쪽 기슭이
환한 저녁의 깊숙한 바깥이 되어 있다
어딘가 활활 불 피운 단풍 숲 있어 그 불 곁으로
새들 자꾸만 날아가는가
늦가을이라면 어느새 꺼져버린 불씨도 있으니
그 먼 데까지 지쳐서 언 발 적신들
녹이지 못하는 울음소리 오래오래 오한에 떨리라
새 날갯짓으로 시절을 분간하는 것은
앞서 걸어간 해와 뒤미처 당도하는 달이
지척 간에 얼룩지우는 파문이 가을의 심금임을
비로소 깨닫는 일
하여 바삐 집으로 돌아가면서도
같은 하늘에서 함께 부스럭대는 해와 달을
밤과 죽음의 근심 밖으로 잠깐 튕겨두어도 좋겠다
조금 일찍 당도한 오늘 저녁의 서리가
남은 온기를 다 덮지 못한다면
구들장 한 뼘 넓이만큼 마음을 덥혀놓고
눈물 글썽거리더라도 들판 저쪽을
캄캄해질 때까지 바라봐야 하지 않겠느냐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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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두어 달 嚴冬을 바닷가 시골집에서 야산의 고사목을 잘라 군불 지피며 갯바위에 올라 낚시나 하면서 살았다. 저녁 늦게까지 들리지 않던 파도 소리가 자정 넘겨 점차 스산해져가는 것을, 잠귀에 고여 오면 뒤척거려 쏟아버리곤 했다. 그러고 보니 오랫동안 그 비몽사몽간에 내 자각을 세워두었던 것 같다. 애써 의식하지 않았으므로 이 적요 길게 이어질 듯하다.

 

20057

김명인

 

 

 

동두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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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이형기문학상 김명인씨 격월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제정한 제1회 이형기문학상에 시인 김명인씨(60·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가 2일 선정됐다. 수상작은 시집 '파문'(문학과지성사)이다.

 

김명인 시인은 1946년 경북 울진 후포에서 태어나 1969년 고려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7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등단했으며 이후 반시(反詩)’ 동인으로 활동했다. 미국 유타 주 브리검 영 대학과 러시아 연해주 소재 극동국립종합대학에서 교환교수를 지냈으며 경기대 국문과 교수를 거쳐 현재 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시집 동두천東豆川(1979) 머나먼 곳 스와니(1988) 물 건너는 사람(1992) 푸른 강아지와 놀다(1994) 바닷가의 장례(1997) 길의 침묵(1999) 바다의 아코디언(2002) 파문(2005) 꽃차례(2009) 등이 있으며 소월시문학상, 김달진문학상, 동서문학상, 현대문학상, 이산문학상, 대산문학상, 이형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이 상은 지난해 작고한 이형기 시인의 삶과 문학을 기려 제정됐다. 상금은 300만원이며 시상식은 17일 세종문화회관 콘퍼런스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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