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에게로 가는 길* / 강희근
길은 꿈이 아니라 걸어가는
것
발이다
발은 그 자리 있어서 생애, 시간, 노을
리디아 푸르푸라리아는
필립비 사람 필립비의 길
동트는 아침에서 설레는 저녁까지의
길
거기 물이 흐르고 흐르면서 아름다운
태초,
나는 태초가 되고 싶었다
태초는 점 하나에서 선, 선에세 둘레
이어 이르는 영혼의 거접이여
경당은 조용했다
리디아 푸르푸라리아는 여자이므로
깃발, 사탕, 그리고 사랑의 사투리
말씀으로 가는
길,
하나
*유럽 최초의 카톨릭 신자
진주시와 이형기 시인 기념사업회(회장 박우담)는 20세기 우리나라 지적서정의 대표시인 이형기를 기리는 2020년 제10회 이형기 문학상 수상자로 강희근 시인(77)을 선정했다고 지난 6일 밝혔다.
선정 시집은 `리디아에게로 가는 길`(현대시학사ㆍ2020)로 등단 55주년을 기념해 발간됐으며 강 시인의 21번째 자작시집이다.
이번 상은 예심과 본심을 거쳐 선정됐다. 심사위원인 오형엽 교수(고려대)와 이재복 교수(한양대)는 본심 심사에서 "언제부터인가 우리 시단에 삶의 알맹이는 없고 껍데기만 요란한 시가 우리의 눈을 현혹시키고 있다. 이에 비해 강희근 시인의 이번 시집은 길에 대한 성찰로 가득하다. 자신의 삶에 대한 진지한 반성과 성찰을 통해 삶의 고양과 그 아름다움이 그 어떤 여타의 시집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단단한 경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수상자 강희근 시인은 경상대학교 명예교수로 그간 국제펜 한국본부 부이사장,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을 지냈고, `프란치스코의 아침` 등 21권의 시집과 `시 읽기의 행복` 등 15권의 저서를 출간했으며, 공보부 신인예술상, 김삿갓 문학상, 가톨릭문학상 특별상, 경남도문화상, 송수권 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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