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동공 / 박주택
이제 남은 것들은 자신으로 돌아가고
돌아가지 못하는 것들만 바다를 그리워한다
백사장으로 뛰어가는 흰말 한 마리
아주 먼 곳으로부터 걸어온 별들이 그 위를 비추면
창백한 호흡을 멈춘 새들만이 나뭇가지에서 날개를 쉰다
꽃들이 어둠을 물리칠 때 스스럼없는
파도만이 욱신거림을 넘어간다
만리포 혹은 더 많은 높이에서 자신의 곡조를 힘없이
받아들이는 발자국, 가는 핏줄 속으로 잦아드는
금잔화, 생이 길쭉길쭉하게 자라 있어
언제든 배반할 수 있는 시간의 동공들
때때로 우리들은 자신 안에 너무 많은 자신을 가두고
북적거리고 있는 자신 때문에 잠이 휘다니,
기억의 풍금 소리도 얇은 무늬의 떫은 목청도
저문 잔등에 서리는 소금기에 낯이 뜨겁다니,
갈기털을 휘날리며 백사장을 뛰어가는 흰말 한 마리
꽃들이 허리에서 긴 혁대를 끌러 바람의 등을 후려칠 때
그 숨결에 일어서는 자정의 달
곧이어 어디선가 제집을 찾아가는 개 한 마리
먼 곳으로부터 걸어온 별을 토하며
어슬렁어슬렁 떫은 잠 속을 걸어 들어간다
진주시(시장 정영석)에서는 진주출신 시인으로 빼어난 시 세계를 이룩하여 한국시단에 큰 별이 된 이형기 시인을 기리기 위하여 개최하는 『제3회 이형기 문학제』를 5월 8일부터 9일까지 진주시청과 남강문화거리, 국립진주박물관 등에서 다채로운 행사로 열린다.
올해 이형기 문학상 수상자는 박주택(경희대 교수) 시인이 선정되었으며 수상집은 『시간의 동공』이며, 시상식은 5월 8일(토) 오후 2시 진주시청 시민홀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심사위원회는 "박주택 시인의 시는 인간 불멸을 꿈꾸는 시로서 그 세계는 날카롭게 벼리어져 과녁을 향해 날아가는 독특한 감성의 시"라고 규정하고 "우리시대 시의 한 향도가 된다"고 그 우수성을 평가 했다.
수상자 박주택 시인은 1959년 충남 서산에서 태어나 경희대 국문과와 동 대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86년 경향신문 신춘문예《꿈의 이동건축》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방랑은 얼마나 아픈 휴식인가' '사막의 별 아래서' 등이 있고 시론집으로 '낙원 회복의 꿈과 민족정서의 복원'이 있으며 그 동안 현대시 작품상, 소월시문학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진주시(시장 정영석)에서는 진주출신 시인으로 빼어난 시 세계를 이룩하여 한국시단에 큰 별이 된 이형기 시인을 기리기 위하여 개최하는 『제3회 이형기 문학제』를 5월 8일부터 9일까지 진주시청과 남강문화거리, 국립진주박물관 등에서 다채로운 행사로 열린다.
올해 이형기 문학상 수상자는 박주택(경희대 교수) 시인이 선정되었으며 수상집은 『시간의 동공』이며, 시상식은 5월 8일(토) 오후 2시 진주시청 시민홀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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