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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표범 여인 / 문혜진

 

 

낯선 여행지에서 어깨에 표범 문신을 한 소년을 따라가 하루 종일 뒹굴고 싶어 가장 추운 나라에서 가장 뜨거운 섹스를 나누다 프러시아의 스킨헤드에게 끌려가 두들겨 맞아도 좋겠어 우리는 무엇이든 공모하기를 좋아했고 서로의 방에 들어가 마음껏 놀았다 무례함을 즐기며 인스턴트 커피와 기타의 선율 어떻게 하면 인생을 망칠 수 있을까 골몰하며 야생의 경전을 둘러보았지 그러나 지금은 이산의 계절 우리는 춥고 쉬 지치며 더, , , 젊음을 질투하지 하지만 네가 잠든 사이 나는 허물을 벗고 스모키 화장을 지우고 발톱을 세워 가터벨트를 푼다 세상에서 가장 높은 하이힐 벗어 던지고 사로잡힌 자의 눈빛으로 검은 표범의 거처에 스며들거야 단단한 근육을 덮은 윤기 흐르는 검은 밸벳 흑단의 전율이 폭발할 때까지 이제 동굴보다 깊은 잠을 자야지 도마뱀자리 운명, 진짜 내 목소리를 들려줄까?

 

 

 

검은 표범 여인

 

nefing.com

 

 

민음사와 계간 '세계의 문학'이 주관하는 국내 최대의 시문학상인 '김수영문학상' 26회 수상자로 문혜진(31) 시인이 30일 선정됐다. 수상작은 '표범약사의 비밀 약장' 49.

 

추계예대 문창과와 한양대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한 문씨는 1998'문학사상'을 통해 등단해 시집 '질 나쁜 연애'를 펴냈다.

 

심사위원단은 "시인의 시는 이론의 틀에 맞춰 생산되는 작품들과는 다르다"면서 "페미니즘이나 생태주의 또는 자신의 여성상을 의식하고 쓰는 시들과 달리 자연스럽게 발아되거나 태어나거나 발효한 느낌을 준다"고 평했다.

 

수상자에게는 1천만 원의 상금과 상패가 수여되며 수상작품들은 조만간 민음사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된다. 시상식은 내달 17일 강남출판문화센터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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