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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문이 열렸다
먼 바닷물이 거품을 물고 닫힌 가슴으로 온다
막혔던 숨을 내쉬며 혈색이 도는
허언구의 바다
바닷물은 돌아갈 길을 잃었고
수평선 너머를 기억하는 물고기도 사라졌다
몇 년째 갯벌에 묶여 뼈가 삭아가는 폐선
육지가 된 섬은 멀리로 비틀거리고
타관 사람들 발소리만 흥얼거리는 그곳
보름달이 떠도 마지막 씨를 뿌린다
하얀 머릿수건처럼 물이랑을 떤다니는 어선에서
종일 뽀짝의 가락
막걸리와 땀 냄새에 취한 물결이
흥얼흥얼 배를 밀고 가는데
수문이 열릴 때마다
밭은 기침을 하는 바다 위로 낮은 한숨은
유행가처럼 흘러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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