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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널2 / 이홍섭


강릉고속버스터미널 기역 자 모퉁이에서

앳된 여인이 갓난아이를 안고 울고 있다

울음이 멈추지 않자

누가 볼세라 기역 자 모퉁이를 오가며 울고 있다


저 모퉁이가 다 닳을 동안

그녀가 떠나보낸 누군가는 다시 올 수 있을까

다시 올 수 없을 것 같다며

그녀는 모퉁이를 오가며 울고 있는데


엄마 품에서 곤히 잠든 아이는 앳되고 앳되어

먼 훗날, 맘마의 저 울음을 기억할 수 없고

기역 자 모퉁이만 댕그라니 남은 터미널은

저 넘치는 울음을 받아줄 수 없다


누군가 떠나고, 누군가 돌아오는 터미널에서

저기 앳되고 앳된 한 여인이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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