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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상] 오늘을 경매하다 / 신진련

 

길은 늘 바닷가에서 끊어지고

달리는 발자국들이 모이는 자갈치

새벽은 푸른 가슴을 열고

뭍에 오른 파도소리를 잠재운다

 

경매사가 종을 올리는 공판장

지친 트롤선이 마악 부려놓은

생선 비린내를 어루만지는 손가락이 있다

손가락이 움직일 때마다 기지개 켜듯 피어나는 꽃잎들

자갈치 꽃이 핀다

손가락이 만든 꽃잎은 바다의 기호

접은 수첩 뒤에서

바다의 주소를 옮겨 적는 동안

뭍에 내린 물 냄새가 옷을 갈아 입는다

가장 짜릿한 향기를 위해

손가락 끝에서 제 몸을 터뜨리는 물꽃들

접었다 폈다 새로운 기호로 태어나는 자갈치

꽃봉오리마다 아침이 만개하고 있다






[동상] 낙원동 골목길에서 동해를 만나다 / 김성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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