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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길 위에서 / 김인수

 

어둠이 사라지고 새벽이 옵니다

새벽이 오면 나는 매일매일

버려진 것들을 주우러 길을 나섭니다

 

새벽의 길 위에서 수레를 끌며 천천히 걸으면

수많은 불빛이 환하게 반기며 밝히고

가고자 하는 목적지까지 갈 수 있도록 인도해주고

나는 원하는 ‘파지, 철, 알루미늄 깡통’을 길에서 얻게 됩니다

 

그리고 그 길을 되돌아오면서 다시 걸으면

무거워진 수레가 더 고맙고

내일 새벽에도 오늘 새벽처럼 꼭 오늘만 같기를 바라게 됩니다

 

새벽을 흔들어 깨우며 나를 건강하게 움직이게 해주시고

빛, 길, 고물을 선물해주시는 신에게 감사하고

 

고물을 보물처럼 고물도 보물처럼

새벽의 길 위에서

감사합니다

이제야 이 말을 더 제대로 배웠습니다

십년 뒤에도 그 후에도 이 말을 절대 잃어버리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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