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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수상] 피리구멍 / 이승은
난, 몸 속살 파내고
음(音)을 숨겨놓은 피립니다
구멍을 다 막으면
슬픈 음이 나옵니다
들숨 날숨 서두르지 않고
하나씩 구멍을 열어주면
맑은 노래를 들려주겠습니다
그렇다고 구멍을 다 열진 마십시오
하릴 없이 가벼워집니다
숨을 아껴가며 찬찬히 막아줘야
웅숭깊은 노래가 나옵니다
음이 제대로 나오게 다른 구멍도 막아주세요
다 막혀 있지 않아
다 열려 있지 않아
내 노래가 둥근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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