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죽도시장에 고래가 있다 / 김송포
죽도 시장에 고래 보러 간다
바다도 아닌 시장으로 고래 먹으러 간다
물고기 중의 제왕을 내려 놓고
시장 골목 안쪽에 몸뚱어리 벗겨진 채
한가로이 누워 있다
허리의 유연함으로 광대 노릇을 하고
공중전으로 파도를 삼키는가 하면
광활한 바다의 영웅이 되었었다
하얀 물줄기로 포효하는 소리
숨을 할딱이게 하는 위용이 태풍에 길 잃었다
언제나 팔팔하지 않은 젊음이
고개 숙이고 등을 굽히고 얌전히 누워 있다
도시에서 온 사람들,
고래의 혀는 말이 없다
비싼 금테 두르고
죽어서 빛나는 눈동자로 비치고 있는지
고래 보러 포항 시장으로 간다
'국내 문학상 > 포항소재문학작품공모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6회 포항소재문학상 당선작 (0) | 2014.11.28 |
---|---|
제5회 포항소재문학상 (0) | 2013.12.19 |
제4회 포항소재문학상 최우수상 (0) | 2012.12.01 |
제3회 포항소재 문학작품 공모전 당선작 (0) | 2012.03.24 |
제3회 포항소재 문학작품 공모전 최우수상 (0) | 2012.03.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