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풋봄 혹은 부활 / 황재윤

 

마네킹 같던 모과나무 가지에 움이 돋는다

새벽 하늘에 해 뜨듯 피는 잎이 꽃 같다, 훤하다

퍼붓던 눈보라, 할퀴던 장마로 맺힌 상처

아, 살아도 죽은 듯 얼빠져 지내던 날

몇이었던가 늘 어둠이었을 몸 구석 어디에

이런 고요의 불꽃, 타올랐던지 솟아났던지

번개치듯 짜릿하게 몸 흔들며 되살아나는 시간들

배추밭, 봄동배추 매러갔다 우연히 만난

이 벽력의 흔적, 가지나 배추잎 볼 때마다 느껴지는데

죽음의 혈관엔 이렇듯 열정의 생이 들끓는 법이라

봄에 진 동백, 한겨울 기억으로

뜨겁게 다시 피듯 풀이불 덮힌 봉분이나

썪어 일몰하는 모과같은 것들에도

치는 벼락에 뜨는 해갸 있다

 

 

'국내 문학상 > 안견문학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2회 안견문학상 대상  (0) 2013.04.09
제2회 안견문학상 발표  (0) 2013.04.09
제1회 안견문학상 가작3  (0) 2013.04.09
제1회 안견문학상 가작2  (0) 2013.04.09
제1회 안견문학상 가작1  (0) 2013.04.09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