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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목, 장목, 세포, 달포 / 정은주
순천만을 따라 여수로 가다보면
바다가 오른쪽에 있어야 한다는 것은 편견이다
이목 장목 세포 달포
바다는 수시로 방향을 바꾸어 내 옆구리를 친다
잔물결 일렁이지 않는 바다는 하늘인지, 바다인지
산 위에 바다가 걸리고
발아래 하늘이 펼쳐진 듯 하다
왜 바다에 가는지
살다보면 옹색한 생애는 분명한 대답을 못할 때가 더 많다
곤두박질치듯 바다로 뻗은 길을 내려간다
나뭇잎들이 더러 바다에 쓸리기도 하고
모래 속에 박히기도 하면서
시나브로 삭아가는 것이 보인다
저 나뭇잎
썩어가면서 물이 되고 소금이 되고 물고기가 되는,
몇 칸의 바다를 건너는 동안
나도 어느새 소금간이 든다
견딜 수 있겠다
* 이목 장목 세포 달포 : 여수반도의 지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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