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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시옷 한 벌 / 임미형
부채채 끝에 꽃잎이 펄럭이면
무릎에 비벼 풀실로 짠
모시 베 한 필 바꿔다가 마름질 한다
보일듯한 속내를 올올이 세어
박아서 자르고 또 꺾어 박아
참새 부리 같은 섶에서 매미소리가 나면
살금살금 뒤축을 들고 깃을 세운다
야무진 깨끼옷 곱솔 박음질이
흐트러지지 않는 물길처럼 곱디고울 때
치마 적삼 가지런히
찹쌀 풀 먹인 풀벌레 옷깃
새벽 이슬에 걸어 두었다가
자근자근 밟아 빠슷하게 다린 후
숫눈 같은 동정 달고 나면
한 송이 흰 연꽃이
먼 날의 인연처럼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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