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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먼 발치에서 / 윤방실(성신여대 국문4)

 

사람들 먼 발치에서 바라다보면, 참 좋다. 막 피어나는 참꽃도 같고 갓 구워낸 과자도 같고 껍질을 뚫고 세상을 여는 애가지처럼 정겹다 매일 지나오는 집 앞 슈퍼에서 생수 한 병, 불고기 햄 하나 사들고 나오며, 가장 편하게 환한 미소 지어보이는 내 얼굴 볼 때 아마 슈퍼 주인도 먼 발치에서 나를 보리라 좁은 골목 돌아 정지한 어둠을 뚫고 선 가로등 아래에서 삼층 불꺼진 작은 창을 바라보는 눈 속에 주춤하는 그 고요, 아래층 열린 창으로 번져오는 웃음소리 고기 굽는 내 올려 보내면 잊고 있던 불고기 햄 후라이팬 한 가운데 검은 열도 그 속에 한 집 내가 사는 것은 아무도 모른다 먼 발치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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