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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반던지기 / 최금녀


오십견이라는 것은

적어도 오십은 넘겼다는 말

사십은 안전하다는 뜻?

가당찮게 오십견이 오십같는 소리로

왼쪽어깨에 태클을 걸었다


굳어진 왼쪽 어깨 모시고 나가

원반 선수처럼 하늘에 원을 그리며

몇 십번 돌리기도 하고

적외선 불빛아래

땀 뻘뻘 흘리는 사역

침으로 콕콕 찔러 윽박지르지만


오십견이라는 놈

두꺼운 벽으로 길을 막고

이 정도는 시작이라고 으름장


나, 생전 처음

단전에 기 모으며

굳어지는 내 삶 정수리에

어깨 휘들러 원반을 던지느니

있는 힘 다하여.


 

 

 


[수상소감]


아름다운 구속


감사합니다. 상을 받는 다는 것은 언제나 감격스러운 일입니다. 비어가는 제 등잔에 기름을 채워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을 올립니다. 모자라는 점은 두고두고 연마하겠습니다. 열정 하나만으로 느지막하게 시작한 저는 늦었다는 초조감으로, 나이도 잊어버렸고 TV나 신문 보는 시간도 아꼈으며 집안 살림도 멀리하면서까지 노력과 정성을 투자해 읽고 쓰고 했습니다. 그러나 쓰면 슬수록 좋은 시는 쉽지 않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게 될 뿐입니다. 가끔 생각에 잠깁니다. 시가 무엇인데...아직 마땅한 답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내 생에서 시처럼 나를 놓지 않고 이끌어준 것도 없었습니다. 시처럼 나를 순백으로 물들여 준 것도 없었습니다. 시는 내 삶의 지표요 나를 찾는 구체적 꿈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벗을 수없는 멍에요, 짐이기도 합니다. 시는 이미 내 삶의 점령자이며 나의생활은 시의 구속 속에 들어있습니다.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할 시인이 아이러니컬하게도  깊은 구속에 묶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이것을 아름다운 구속, 가치 있는 구속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상은 등단하여 불태우는 제 열정에 격려를 주신 것이라 여겨져 더욱 고맙습니다. 오랫동안 자양분으로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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