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차가운 판화 / 권형형
꿈에 설경을 보았다
머릿 속에 눈 내리는
머리카락이 하얗게 쉬는
백지의 풍경 속에 네가 있었다
내가포르노를 싫어하는 이유는
차가움, 잔인함 때문이다
육체가 없는, 인간이 없는
육체의 표면만 있는, 인간의 표면만 있는
지루한 동어반복 때문이다
켤 수 없는 악기가 걸려있는
암흑의 지하 벙커에서 왜
악기 대신 고양이가 참혹하게 가르렁거리는지
외로울 때 전하 하라는 말,
꿈 속에서 들은 말인데도 참 쓸슬해졌다
상이군인처럼 내게 그렇게나 자주
아픈 팔을 내밀어보라니
어짜면 내그림자가 속삭였을지도 모를
모래알 같은 말은 쥐약이었다
빨강이었다 색이 짗었다
다시는 전화 걸 수 없도록, 직방이었다
'문예지작품상 > 미네르바작품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6회 미네르바 작품상 / 권덕하 (0) | 2015.05.22 |
---|---|
제5회 미네르바작품상 수상작 (0) | 2013.04.08 |
제4회 미네르바 작품상 (0) | 2012.01.17 |
제3회 미네르바 작품상 (0) | 2011.08.18 |
[스크랩] [제 1회 미네르바 작품상 수상작] 시인 김충규 (0) | 2011.06.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