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솟골 / 유행두
솟골엔 재수 없이 둘이만 산다
광대뼈 골 높은 서황댁이랑
뻐드렁니도 없어 밥알 녹여먹는 모동댁이랑
앙살스런 과부 이가 서 말이라고
서황댁 흉보는 모동댁
마늘밭 고랑에서 무릎 시리다 푸념하고
모동댁 아들 없다 무시하는 서황댁
박힌 우물 차지하고 파뿌리 다듬는다
솟골에
솥단지 하나씩 걸어놓고
바람소리에 개 짖으면 서황댁
이민 간 아들 같아 삽작문 밀어보고
구름 내려앉아 도둑고양이 처마 밑 기웃거리면
모동댁
미운 척 밥 한 술 던져준다
아랫동네 염쟁이영감 새끼 꼴 힘이라도 남아 있을 때
죽어야 한다고
속없는 아랫배에 쪼글쪼글한 말 집어넣고
서황댁 모동댁
먼저 죽기 내기한다
메아리도 꼴딱 넘어가지 않는 솟골
서황댁 모동댁
징글징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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