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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은뱅이저울 / 함민복

 

 

물고기 잡는 집에서 버려진 저울 하나를 얻어왔다

 

저울도 자신의 무게를 달아보고 싶지 않았을까

양 옆구리 삭은 저울을 뒤집는다

 

삼 점 칠 킬로그램

무한천공 우주의 무게는

0이더니

거뜬히 저울판에 지구를 담은

네 무게가 지구의 무게냐

뱃장 크다

지구에 대한 이해 담백하다

 

몸집 커 토막 낸 물고기 달 때보다

한 마을 바지락들 단체로 달 때 더 서러웠더냐

목숨의 증발 비린내의 처소

검사필증, 정밀계기 딱지 붙은 기계밀정아

생명을 파는 자와 사는 자

시선의 무계에서도 비린내가 계량되더냐

 

어머, 저 물고기는 물 속에서 부레 속에

공기를 품고 그 공기를 제 무게를 달더니

이제 공기 속에 제 몸을 담고 공기 무게를 달아보네

봐요 , 물이 좀 갔잔아요

푸덕거림 버둥댐 오역하던 이도 지금은 없고

옅은 비린내만 녹슨 페인트 껍질처럼 부러진다.

 

저울은 반성인가

 

늘 눌릴 준비가 된,

바다 것들 반성의 시간 먹고 살아 온

간기에 녹슨 앉은뱅이 저울은

바다의 욕망을 저울질해주는

배 한 척과 같은 것이냐

 

닻 같은

바늘을 높아버릴 떄까지 저울은 저울이다.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

 

nefing.com

 

 

윤동주문학사상선양회(대표 박영우)와 종로구가 주관하는 제6회 윤동주상 문학 부문 대상 수상자로 함민복(49) 시인이 선정됐다. 수상작은 '앉은뱅이저울' 9.

 

윤동주해외동포문학상 부문에는 미국 거주 김은자(53) 시인, 젊은작가상 부문에는 차주일(49) 시인이 선정됐다.

 

윤동주상은 윤동주의 문학정신을 기리고자 2006년 제정됐으며 대상 수상자에게는 1천만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시상식은 57일 오후 3시 윤동주 시인의 언덕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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