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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시인 / 정일근

 

 

우리나라 어린 물고기 이름 배우다 무릎 탁! 치고 만다. 가오리 새끼 간자미, 고등어 새끼 고도리, 청어 새끼 굴뚝청어, 농어 새끼 껄데기, 조기 새끼 꽝다리, 명태 새끼 노가리, 방어 새끼 마래미, 누치 새끼 모롱이, 숭어 새끼 모쟁이, 잉어 새끼 발강이, 괴도라치 새끼 설치, 작은 붕어 새끼 쌀붕어, 전어 새끼 전어사리, 열목어 새끼 팽팽이, 갈치 새끼 풀치...., 그 작고 어린 새끼들 시인의 이름보다 더 빛나는 시인의 이름 달고 있다. 그 어린 시인들 시냇물이면 시냇물 바다면 바다를 원고지 삼아 태어나면서부터 꼼지락 꼼지락 그들의 방언으로 시를 쓰고 있다는 것 생각하면 그 생명 모두 시인이다. 참 착한 시인이다.

 

 

 

착하게 낡은 것의 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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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랑문화인협의회가 진해 출신인 월하 김달진 시인(1907~89)을 기리자는 취지로 하는 김달진문학상의 여섯 분야 수상작가가 모두 정해졌다. 같은 목적으로 벌이는 제14회 김달진 문학제 일정도 짜였다.

 

20회 김달진 문학상은 지난 4월 일찌감치 정해졌다. 시에 황동규 시인의 시집 <겨울밤 05>, 평론에 최유찬 평론가의 비평집 <문학과 게임의 상상력>이 그것이다.

 

5회 월하지역문학상과 제2회 월하진해문학상을 받을 사람은 8월 말 결정됐다. 창녕 출신 이우걸 시조시인의 작품집 <나를 운반해온 시간의 발자국이여>와 진해 출신 정일근 시인의 시집 <착하게 낡은 것의 영혼>이 제각각 해당된다.

 

시사랑문화인협의회는 심사평에서 "이우걸의 <나를 운반해온 시간의 발자국이여>는 삶에 대한 통찰과 문학적 형상이 잘 어우러진 작품들로 이루어졌다. 한 편 한 편의 시들이 주는 울림이 다른 어떤 시집들보다 진폭이 크다. 또한 시조라는 짧은 시 형식 속에 삶의 깊이를 잘 갈무리하고 있으며, 섬세하면서도 자유로운 상상력은 시조가 자유시와 더불어 현재진행형의 형식이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고 했다. "정일근의 시는 해를 거듭할수록 자유로운 상상력에 스스로를 놓아두고 놀고 있는 형상이다. 바슐라르가 말한 바와 같이 '시가 정신의 형이상학이라기보다 영혼의 현상학'이라는 명제에 시의 몸을 얹어두고 있다. 보이지는 않으나 보이는 영혼에 불을 밝히고, 존재 인식의 끝자락에서 바람 한 줌을 얻어 시의 피리를 불고 있다"고 했다.

 

월하 지역문학상은 1회 김륭(김영건) 2회 노춘기 3회 이서린 4회 성선경 시인이 받았다. 이번 이우걸 시인 수상은 앞선 수상자들이 40~50대 중견이라는 데 견줘 60'원로급'이라는 점이 다르다.

 

이를 의식한 듯 이우걸 시인은 수상 소감에서 "상이란 귀한 것이고 더구나 훌륭한 심사위원들의 여러 견해가 반영된 결정이라 감동스럽기도 한 것이라 알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저로서는 이 귀한 상을 받을 적임자가 못 된다는 점에서 많은 고민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우걸 시인의 수상작품집은 본인 응모가 아니라 추천으로 심사 대상에 들어갔다.

 

월하지역문학상이 경남에서 나거나 경남에 살고 있는 시인이 대상인 한편, 지난해 제정된 월하진해문학상은 진해 관련 문인이 대상이다.

 

이미 서정시인으로 이름이 높은 이번 수상자 정일근은 "진해에서 태어나 말을 배우고 글을 배워 시인이 되었고 진해에서 첫 시집을 묶었다. 그래서 진해는 어머니와 같은 말이다. 누구의 고향인들 어머니 같지 않을까만 진해에 어머니 아직 홀로 살고 계시니 저에게 더욱 사무치는 말이다"면서 "수상의 영광은 가난했지만 빛났던 그 시절에 돌리고, 수상의 기쁨은 그 시절의 가슴 뜨거운 시인들과 함께 하고 싶다"고 했다.

 

문학상 시상식은 오는 20일 오후 4시 진해시민회관 대공연장 김달진문학제 기념식에서 치러진다. 특히 이번 문학제는 주민을 위해 소리꾼으로 이름난 장사익 축하공연을 진해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무료로 마련한다는 점이 도드라진다.

 

20일 오후 5시 진해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펼쳐지는데 주최 쪽은 "자리가 모자라면 입장을 못할 수도 있으니 일찍 오셔서 자라잡아 주시기 바란다"고 부탁했다.

 

20일 오전 10시에는 제3회 동화구연대회(진해시민회관)와 김달진 생가·문학관 방문(현장)이 이뤄지고 오후 1시에는 제14회 문학심포지엄이 경남문학관 2층 세미나실에서 '지역문학이 나아갈 길'을 주제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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