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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새의 집에는 창이 없다 / 이운룡

 

 

산새들의 집에는 어떤 슬픈

비밀이 숨어 있는지

아무리 엿보려 해도 창이 없다

 

침 발라 구멍을 내고

눈알을 방안으로 밀어 넣으려 해도

누런 창호지 봉창이 없다

 

오직 방문 하나

빠끔히 열어놓고 사는 집이거나

하늘 전체가 인 산새들의 집,

 

그래서 하늘 문을 활짝 열어놓고

새들은 깃을 쳐 하늘을 파랗게 쓸고는

저들끼리만 마음대로 들고난다

 

하늘의 마당은 넓기만 하다

그래도 아무나 발 들여놓지 못한다

몸을 줄이고 뼛속까지 비워서 가벼운 새,

그 중 뼈 몇 개 추리고 또 추려서

얽어맨 산새들만 들락거린다

 

호롱 호오롱 호오로롱……

 

먼 날의 아픔을 삼키다 가시에 찔린

죽음보다 더 슬픈 눈비의 노래가 되어

하늘의 집을 지키면서.

 

 

 

 

풍경은 바람을 만나면 소리가 난다

 

nefing.com

 

 

신석정기념사업회(이사장 윤석정)가 주관하고 부안군이 후원하는 ‘제7회 석정시문학상’의 수상자로 진안 출신의 이운룡 시인이 선정됐다. 함께 시상하는 ‘석정시촛불문학상’에는 김제예총 회장으로 있는 김영 시인이 선정됐다.

올해로 7회째를 맞는 석정시문학상은 한국 근·현대 문학사의 중심에서 큰 족적을 남긴 신석정 시인의 고결한 인품과 시 정신의 유업을 계승하기 위해 제정됐다. 대한민국 문인으로 문학적 성과가 지대하며 발표된 작품에 대한 평가가 높은 시인을 종합적으로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올해 심사위원단은 이향아 위원장을 필두로 김종, 김주완, 복효근, 조미애 시인이 참여했다. 지난 19일 전북예총회장실에서 심사를 진행했다.

심사위원들은 석정시문학상 심사평으로 “이운룡 시인은 문학을 천명으로 받아들여 반세기가 넘는 시의 길을 한결같은 열정으로 매진해왔으며 현재도 그 속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문학교육자로서 그는 외곬의 삶에 근면한 농부의 자세로 임해왔다”고 밝히며 “그의 구도적 정신과 지속적인 자세, 밀도 있는 작품의 가치는 석정시문학상 수상자로서 매우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와 한국현대시인협회 고문으로 있는 이 시인은 전북문인협회장과 표현문학회장, 전북문학관장을 역임하며 문단의 토양을 가꾸는 일에 앞장서왔다.

이운룡 시인은 수상소감으로 “한국문단의 큰별 신석정 선생님은 내가 시의 눈을 뜨기 시작하면서부터 흠모하는 큰별이었으며 우렁우렁한 목소리와 시인의 풍모는 언제나 내 가슴을 울렁거리게 했다 ”며 “이번 수상은 신 선생님이 점지해 주는 상이라고 생각해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7회 석정시문학상과 석정촛불시문학상 시상식은 오는 1017일 오후 3시 부안석정문학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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