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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시와 청마문학회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제5청마문학상에 부산에서 활동중인 허만하 시인이 선정됐다.

 

청마문학상 심사위원회(위원장 김종길)는 최근 허 시인의 작품집 청마풍경(, 에세이집, 2001)비는 수직으로 서서 죽는다(, 시집, 2001)를 청마문학상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청마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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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청마풍경병리학자인 저자의 과학적 수련과 방법론이 작용, 특이한 깊이와 날카로움을 더해줘 청마시를 빛나게 해부 진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청마문학상은 유치환 시인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제정한 상으로 지난 5년 동안 출간된 시집 및 평()론집을 대상으로 한다.

 

허 시인은 1932년 대구 출생. 1957문학예술지 추천 등단. 시집으로 해조(1969), 물은 목마름 쪽으로 흐른다(2002) 등과 산문집낙타는 십리 밖 물냄새를 맡는다(2000), 길과 풍경과 시(2002)

이 있다.

 

시상식은 323일 통영시민문화회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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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엉겅퀴, 고양이, 마저럼, 낙선작, 파나마모자, 냅킨, 구두 등 만질 수 있는 것들과 정성, 불면, 중독, 다짐, 의구, 시수Sisu, 맛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요소들이 다 함께 제레나폴리스를 지었다. 이십사 시간 입주 가능한 수제 집.

이 집을 보는 분들이 즐거워하는 가운데 문득 슬퍼지면 좋겠다. 아직 종이에 벤 손끝이 아리아리하다.

슬픔은 왕왕

기쁨을 초래한다.

제레나폴리스를 꾸리는 동안 많은 손길을 받았다. 마스크를 쓴 나를 척 알아본 분들. 일일이 호명하는 대신 그저 속삭인다. "감사합니다."

솔 분들에게 심심한 감사드린다.

2021년 1월

마포중앙도서관 집필실에서

조선수

 

 

 

 

 

 

 

하단 링크를 누르시면 보다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애드픽 광고)

 

제레나폴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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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오장환문학상 수상자로 육근상(59) 시인이 선정됐다.

 

문학상 심사로는 처음 SNS 독자 참여가 이뤄져 화제가 됐던 오장환문학상의 제12회 수상자로 육 시인이 선정됐다고 9일 솔출판사가 발표했다. 수상 시집은 지난해 발간된 <우술 필담(雨述筆談)>이며 상금은 1천만 원이다.

 

심사위원단은 “<우술 필담>은 오장환의 시 정신을 환기하면서 시류에 편승하지 않은 독특한 시적 성취를 이룬 시집”이라며 “광포한 서치라이트에 섬세한 사물의 빛들이 죽어가는 난폭한 시대에 육근상의 시는 우리의 눈앞에 반딧불을 현시하는 일과 다르지 않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아울러 “로컬을 통하여 진정한 가치를 발굴하려는 시적 고고학은 폐허의 현대에서 미미하나마 밝아오는 생명의 푸른빛을 찾는 희망의 기획에 속한다”며 육 시인과 그의 시를 높이 평가했다.

 

육근상 시인은 여기에 대해 “남들처럼 보기 좋고 입에 혀 같은 소리 제쳐두고 어눌하고 느려터지고 의뭉스럽기만 한 충청도 방언으로 씌어져 저걸 어따 써먹어 고민이던 시집 <우술 필담>을 끝까지 읽어주신 심사위원님께 감사드린다”며 수상소감을 전했다.

 

제8회 오장환신인문학상(상금 500만 원) 수상자로는 이신율리(60, 본명 이병애) 시인이 선정됐다.

 

심사위원단은 “통통 튀는 감각으로 무장한 자유로운 상상력은 우리를 매혹시키기에 충분했다”며 “무엇보다 자신만의 리듬을 통해 그 상상력에 생기를 불어넣는 점은 그의 시가 지닌 큰 장점”이라고 신인문학상 선정 이유를 밝혔다.

 

시상식은 오장환문학제가 열리는 오는 18일 충북 보은문화예술회관 앞에서 열린다.

 

 

 

 

우술 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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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

 

시는 개별 발화이므로 단독자인 시인의 특이성을 발휘한다. 무엇보다 그에 상응하는 언어의 구체성이 관건이다. 최근의 시적 경향에서 경험이 줄어들고 조사(措辭)가 전면화하는 현상이 많아졌다. 새로움을 언어의 쇄신에 기대거나 관념을 언어 놀이로 풀어가는 시인들이 늘었다. 그만큼 시가 날로 추상화된 삶을 뒤따르고 있는 셈이다. 물론 경험적 사실에 그대로 매달리는 일로 시작의 과정을 대신할 수 없다. 그에 상응하는 시어와 리듬을 포획하는 일이 요긴하다.

 

12회 오장환문학상 후보로 추천된 시집들을 접하면서 무엇보다 삶과 사유의 구체적인 발현을 주목할 수 있었다. 경험적 진실과 의식의 진정성을 좇아가는 표정들이 뚜렷했다. 새로운 생각을 추구하면서 그에 적합한 언어를 얻으려는 몸짓이 선연했고 노동과 나날의 삶을 통하여 사람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는 과정이 감동을 주었다. 상처의 기억에 곡진하게 다가가면서 타자의 고통에 연대하는 숭고한 마음을 뜨겁게 만날 수 있었다. 타자와 장소와 삶이 어우러진 이야기들을 바로 이 시간으로 불러내거나 그에 생생한 리듬을 더하여 읽는 이들에게 큰 울림을 준 시편이 많았다. 그 우열을 가늠하기 어려운 다섯 권의 본심 대상 시집을 두고 심사위원들은 행복한 고민을 거듭하였다. 물론 이 상이 자리한 터의 취지에 맞고 그 정신을 계승할 시인의 시집이면 좋겠다는 전제를 달았다. 더불어 이미 다른 자리에서 좋은 평가를 받거나 영예를 얻은 이들이 양해하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누었다.

 

마지막까지 남은 세 권의 시집을 두고서 토론 끝에 심사위원들은 육근상의 우술필담을 제12회 오장환문학상 수상 시집으로 결정하였다. 시인은 이 시집을 통하여 사는 고장의 장소에 담긴 내력과 삶의 애환을 노래하였다. 단지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을 말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시인은 장소의 혼을 말하려 했다. 구체적인 삶의 언어를 발굴하였다. 여기에 사는 사람들의 진실한 표정을 그리려 했다. 상응하는 말을 얻어서 이야기와 리듬을 함께 어울리게 하였다. 멀리 백석과 가까이 고은 등이 보인 시적 전통을 쇄신하였다. 광포한 서치라이트에 섬세한 사물의 빛들이 죽어가는 난폭한 시대에 육근상의 시는 우리의 눈앞에 반딧불을 현시하는 일과 다르지 않다. 로컬을 통하여 진정한 가치를 발굴하려는 시적 고고학은 폐허의 현대에서 미미하나 밝아 오는 생명의 푸른빛을 찾는 희망의 기획에 속한다. 현대시는 어떻게 현대를 말할 것인가의 문제보다 어떻게 현대를 극복할 것인가의 문제에 더 열중해야 한다. 육근상은 스스로 애써 찾아낸 로컬리티를 이러한 시적 과업의 목록에 더하였다. 실로 경이로운 일이다. 그가 발로써 걷고 손으로 받아 적은 몸의 시편들이 가진 의미를 우리는 높게 평가한다. 수상을 계기로 그의 돌올하고 특이한 개성이 지속하면서 더 큰 성취로 나타나길 기대하는 마음이다.

 

- 본심 심사위원: 이상국 구모룡 오봉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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