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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한도 가는 길 / 유안진
서리 덮힌 기러기 죽지로
그믐밤을 떠돌던 방황도
오십령 고개부터는
추사체로 뻗힌 길이다
천명(天命)이 일러주는 세한행 그 길이다
누구의 눈물로도 녹지 않는 얼음장 길을
닳고 터진 알발로
뜨겁게 녹여 가시란다
매웁고도 아린 향기 자오록한 꽃진 흘려서
자욱자욱 붉게 붉게 뒤따르게 하라신다
제11회 지용제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올해 열 번 째로 시행된 정지용문학상에 유안진(57)씨가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정지용문학상을 선정하고 있는 시와시학사에서는 올해 정지용 문학상 수상자로 지단 3월 유안진 씨의 ‘세한도 가는 길’이란 시를 선정했다.
유안진 씨의 ‘세한도 가는 길’은 잃어가고 있는 한국적 아름다움을 독특한 미의식으로 조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유안진 씨는 지난 1965년 현대문학에 데뷔한 후 현재 서울대 교수로 재임하고 있는 중견작가이다.
시집으로 '달하', '전망시편', '누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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