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얼굴 / 윤제림
어떻게 생긴
새가
저렇게
슬피 울까
딱하고 안타깝고
궁금해서
밤새 잠을 못 이룬 편집자가
자기가 만드는 시집에는
꼭
시인의
얼굴을
넣어야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 뒤로부터, 시집에는 으레
새의
얼굴이
실렸다.
윤제림 시인과 정병욱 교수가 각각 제14회 지훈문학상과 지훈학술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지훈상 운영위원회와 나남문화재단 측은 “지훈문학상에 윤제림 시인의 시집 ‘새의 얼굴’, 지훈학술상에 논문 ‘식민지 불온열전’을 쓴 정병욱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인문한국(HK) 교수가 받는다”고 8일 밝혔다.
윤 시인은 지난 1987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을 통해 등단, ‘삼천리호자전거’ ‘미미의 집’ ‘황천반점’ ‘사랑을 놓치다’ ‘그는 걸어서 온다’ 등의 시집을 냈다. 윤 시인은 동국문학상과 불교문예 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현재 서울예술대학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정 교수는 1999년 2월 고려대 사학과 박사학위를 받은 뒤 그해 11월부터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연구사로 근무하다가 2010년 9월부터 민족문화연구원 인문학국(HK) 교수로 일하고 있다.
시상식은 오는 22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다.
나남문화재단(이사장 조상호 나남출판사 대표)이 경북 영양 출신의 문인 지훈 조동탁(1920~1968)을 기려 제정한 지훈상의 열네 번째 시상식이 이달 22일 오후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서 지훈문학상은 시집 ‘새의 얼굴’을 낸 윤제림 서울예술대 교수가, 지훈국학상은 역사서인 ‘식민지불온열전’을 펴낸 정병욱 고려대 교수가 각각 수상했다.
이배용 지훈상 운영위원장은 “윤제림 교수의 시집 ‘새의 얼굴’의 시적 성취가 지훈 선생의 문학 정신을 계승하고 한국 현대시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고, 정병욱 교수의 연구서 ‘식민지불온열전’은 지훈 선생의 국학정신을 계승하고 우리의 국학 연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문학상을 받은 윤 교수는 “시인으로 살아가는 시간들이 지상의 모든 맨손, 맨발, 맨몸으로 이 부박(浮薄)하고 포악한 세월과 맞서는 동업자들의 나날처럼 뜨거운 순간들의 연속이었으면 좋겠다”면서 “간절한 소망은 제 시의 값이 제 ‘밥값’에 부족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또 국학상을 수상한 정 교수는 “일제 말기의 사회상을 잘 보여주는 보통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세상에 알려야겠다는 심정으로 책을 냈다”면서 “이름 없고 역사 없는 사람들에게 제 이름과 역사를 찾아주는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는 조지훈의 두 아들인 조학열, 조태열 씨와 수상자 가족, 문인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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