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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사서함 / 박라연

 

 

빛을 열어보려고

허공을 긁어대는 손톱들

저 무수한 손가락들을 모른 척

 

오늘만은

온 세상의 햇빛을 수련네로

몰아주려는 듯

휘청, 물 한 채가 흔들렸다

 

헛것을 본 것처럼 놀라

금방 핀 제 꽃송이를 툭 건드리는데

 

받은 정을 갚으려고 빛으로 붐비는

다이애나 와 오드리 햅번까지

 

활짝 눈을 떴다

팔뚝만 한 쇳덩이가 바늘이

될 때까지 불덩이에 얹혀살다가

 

불의 그림자로 바느질한 빛의 사서함

그녀들의 사서함이 끊긴 수련들을

붉고 노란 웃음소리로 불러냈을까

 

깊은 울음만이 진창으로 흘러들어가

붉고 노랗게 웃을 수 있는 것일까

생각하는 사이에

 

수련이 또 수없이 피어났다

 

잘 익은 근심들을 붉고 노란 웃음소리로

뽑아내듯

 

 

 

 

빛의 사서함

 

nefing.com

 

 

 

윤동주문학사상선양회와 계간 '서시', 대구염색산업단지관리공단이 공동 주최하고 대구 서구청이 주관하는 제3회 윤동주상 문학상 수상자로 박라연 시인이 16일 선정됐다.

 

평화상에는 오오무라 마스오 전 와세다대 교수, 민족상에 이종환 관정이종환장학재단 이사장, 예술상에는 서양화가 김종학 씨가 뽑혔다.

 

이와 함께 중국 옌볜대 교수 겸 수필가인 김관웅 씨와 문학평론가 김우종 씨에게는 각각 해외동포문학상과 특별문학상이 주어진다.

 

시상식은 내달 29일 오후 대구 서구문화원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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