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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뿔소가 살고 있다 / 김일태  

 

 

내 안에

겁이 많아

겁의 힘으로 진화된 뿔을 가진

코뿔소가 살고 있다

 

제 뿔에 가려 앞을 보지 못하고

작은 소리에 온몸 뿔 삼아

킁킁거리고 쭈뼛거리는

우스꽝스런 코뿔소

 

부러뜨릴 수도

뽑을 수도 없는

몸인 뿔에 갇혀

사바나의 허공을 들이 받는

아프리카 코뿔소처럼

무시로

내가 나를 들이받고 있다

무소의 뿔처럼 홀로 가지 못한 채

 

 

 

코뿔소가 사는 집

 

nefing.com

 

 

제8회 김달진창원문학상 시 부문 수상자로 김일태(사진) 시인이 선정됐다. 김달진문학상운영위원회는 22일 "언어를 조립하고 그 정서를 세우는 면에서 우리 문학의 익숙한 포즈를 비범하게 보여주었다"며 그의 시집 〈코뿔소가 사는 집〉을 수상작으로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창녕 출신으로 MBC경남에서 특임국장으로 재직 중인 김일태 시인은 그간 〈바코드속 종이달〉, 〈그리운 수개리〉, 〈어머니의 땅〉 등의 시집을 펴낸 바 있다.

 

김 시인은 수상 소감을 통해 "아직 문학적 수련이 부족한 내게 큰 영광을 주신 심사위원들께 절을 올리며, 내게 와서 시가 되어준 이 땅의 모든 것들에게 이 영광을 돌린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제17회 김달진문학제'가 열리는 오는 9월 8일 오후 4시 창원시 진해구민회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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