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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강진군 영랑기념사업회와 계간 '시와시학사'가 주최하는 영랑시문학상 올해 제5회 수상자로 고은 시인이 10일 선정됐다. 수상 시집은 '부끄러움 가득'이다.

 

2002년 발표한 늦은 노래이후 4년 만에 출간된 이번 시집에는 북한문제, 독도문제, 전쟁과 평화, 우리들 생활 주변 이야기 등 모두 97편의 시와 5편의 시조를 수록하였다.

 

 

 

부끄러움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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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 측은 고은 시인은 '만인보' 등의 작품을 통해 반독재ㆍ민주화운동을 주도하는 등 일제 강점하에서 민족 운동을 벌였던 김영랑 시인의 시 정신을 잘 계승하고 있다며 선정 사유를 밝혔다.

 

이 상은 영랑 김윤식(1903-1950)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으며 상금은 1천만원이다.

 

한편 '시와시학사'21-23일 전남 강진군 강진읍 영랑 생가에서 제2회 영랑문화제를 개최한다. 시상식은 축제 첫날인 21일 오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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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시편 11 / 고은

 

 

오늘 오만불손의 묵언이던 내가 모처럼 입을 연다

 

나의 고독은

태양의 고독을 안다

그 불타는 고독 이외에는

아무것도 용납하지 않는 고독을 안다

 

나의 고독은

명왕성의 고독을 안다

그 만겁 빙벽의 고독을 안다

그 혹한의 침묵 이외에는

어떤 것도 필요 없는 고독을 안다

 

오늘밤은 상심의 내가 우주의 눈물을 흘리는 밤이다

 

나의 고독은

토성 및 토성 고리의 고독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나도 토성도 허망이다

 

 

 

무제 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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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 온 세상 진동시키는 모국어의 숨결

 

오랜 어둠을 깨치고 20세기의 새벽에 우주적 광망(光芒)을 밝힌 공초의 시맥을 한 세기 가깝게도 따르는 이 없더니 공초 탄신 120주년을 맞아 시인 고은이 신작시 607수를 한 묶음으로 사화집 무제 시편’(창비)을 헌정하였다. 강점기, 분단, 전쟁의 질곡과 역경 속에서 고독한 자유인으로 무위이화(無爲而化)의 경지에 이른 선각이요 구도자인 공초의 저 불기(不羈)의 여정 말엽에 동식서숙(東食西宿)을 동행했던 고은의 시의 오름이 오늘에 이르러 어찌 그에 상응하는 것인지 참으로 놀랍고도 신기한 일이다. 본심에 올라온 지난 한 해의 특출한 시집들 속에서 무제 시편은 그 방대함 위에 내뿜은 시정신의 절정에 압도되었다. 한 시인이 생애를 바쳐 써낼 만한 숫자의 한 편 한 편의 시가 모두 측량하기 어렵지마는 굳이 수상작을 뽑아 달라는 요청에 무제 시편 11’을 가려보았다.

 

오늘밤은 상심의 내가 우주의 눈물을 흘리는 밤이다” “나의 고독은/ 토성 및 토성 고리의 고독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나도 토성도 허망이다에 이르러 공초가 일찍이 갈파한 아시아의 마지막 밤 풍경이나 허무혼의 선언의 대구(對句)임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이 고은의 종횡무진, 호호탕탕, 자유분방은 어디가 끝일 것인가. 이 땅의 좁은 울타리를 넘어 사해(四海)에 우리 모국어의 사자후를 진동시키는 그의 거친 숨결이 공초 제단에서 다시 한번 향불로 피어오르리라. “때려죽여도 때려죽여도 시의 땅인이 땅에 태어난 고은의 축복이 여기 있다.

 

- 심사위원 임헌영, 유안진, 이근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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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의 노래 / 고은

 

 

어느 날 나는 알았다

내 슬픔 따위

그것은

이 시대에 정신이 없다는 것이다

내가 참을 수 없는 것은

언제나 다른 것이

새로운 이념을 낳는다는 것이다

 

실로 오랜만에 정신이라는 유구한 허구에

거기 쥐도 새도 모르게 사로잡히고 싶다

아이들이 멀리 보낸 연처럼

떠오른 그 정신의 고립

 

거기에서 바람에 곤두박질치고 싶다

 

 

 

내일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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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본명 은태(銀泰). 호 파옹(波翁). 법명 일초(一超). 전북 군산시 미룡동(옥구) . 미룡초등학교 졸, 군산중학교 4년 휴학, 해인사 대교과(大敎科.1951), 1951년부터 해인사 승려가 됨(1962년까지). 선 과정(禪課程.1957) 이수, 1959년 대덕법계(大德法階) 품수(稟受). 1956[불교신문]을 창간, 초대 주필 역임. 1958[현대문학]<봄밤의 말씀>, <눈길>, <천은사운(天恩寺韻)>, [현대시]지에 시 <폐결핵>(1958)이 추천되어 환속, 등단. 1960년 대본산 주지, [불교신문] 주필을 역임, 승려시인이었으나, 1962년 환속, 일정한 직업 없이 시작(詩作), 저술작업에 전념하였다.

 

1974년 자유실천문인협회 창립, 초대 간사, 민족예술인총연합회 공동의장, 민족문학작가회 회장 등 역임. 1975년 제1회 한국문학작가상, 시집 *<만인보>(1989-1,2,3)3회 만해문학상(1988. [창작과 비평사] 운영), 1991년 중앙문화대상 예술상 수상. 하바드대 하바드옌칭 연구교수, 버클리대 객원교수 역임 1970년대 지식인의 민주화운동에 적극 참여 여러 차례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발랄하고 청신하며 기발한 감성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다.

 

3萬海문학상(1989), 중앙문화대상(1992), 1회 대산문학상(시부문.1993), 1998/02/28 2회 만해상 시문학상(만해사상실천선양회) 시문학 은관문화훈장(2002), 18회 단재상(한길사.2004), 10회 늦봄통일상(2005), 노르웨이 비외른손훈장(2005), 3회 시카다상(스웨덴 시카다재단.2006), 영랑시문학상(2007), 캐나다 그리핀 시인상 평생공로상(2007), 52회 대한민국예술원상 문학부문(대한민국예술원.2008)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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