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고래를 기다리며 / 안도현
나 장생포 바다에 있었지요
누군가 고래는 이제 돌아오지 않는다, 했지요
설혹 돌아온다고 해도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고요,
나는 서러워져서 방파제 끝에 앉아
바다만 바라보았지요
기다리는 것은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기다리고, 기다리다 지치는 게 삶이라고
알면서도 기다렸지요
고래를 기다리는 동안
해변의 젖꼭지를 빠는 파도를 보았지요
숨을 한 번 내쉴 때마다
어깨를 들썩이는 그 바다가 바로
한 마리 고래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요
문학사상사는 제13회 소월시문학상 대상 수상자로 안도현 시인을 선정, 발표했다. 수상작은 <고래를 기다리며> 외 7편이다.
선정 위원들은 안도현 시인은 일상적 언어의 정감 있는 구사와 대상에 대한 진지한 인식 방법으로 시 정신의 균형과 조화를 이뤘다는 평을 했다.
안도현 시인은 1961년 경북 예천에서 태어났다. 1981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서울로 가는 전봉준』 『외롭고 높고 쓸쓸한』 『북항』을 비롯해 『능소화가 피면서 악기를 창가에 걸어둘 수 있게 되었다』까지 11권의 시집을 냈다. 소월시문학상, 노작문학상, 백석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단국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로 있다.
이번 수상 작품집에는 안도현의 '고래를 기다리며' 외 7편과 고재종, 김정란 등 6인의 추천 우수작을 함께 묶어 소월시문학상 수상 작품집을 출간할 예정이다.
'국내 문학상 > 소월시문학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15회 소월시문학상 / 김혜순 (0) | 2011.07.28 |
---|---|
제14회 소월시문학상 / 김정란 (0) | 2011.07.28 |
제12회 소월시문학상 / 김용택 (0) | 2011.07.28 |
제11회 소월시문학상 / 문정희 (0) | 2011.07.28 |
제10회 소월시문학상 / 천양희 (0) | 2011.07.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