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로 참말하기 / 유안진
지금은 없어진 공산주의 시대였다
루마니아의 초등학교 교실에서 선생님과 아이들의 공부였단다
여러분의 아버지는 누구죠?
니콜라이 차우세스쿠요
여러분의 어머니는 누구죠?
엘레나 차우세스쿠요
잘 대답했어요. 여러분은 나중에 무엇이 되고 싶어요?
고아孤兒요
(한 신문에 실린 이 풍자로 관련자들 모두 체포되었다고 한다)
소련의 아이들과 어른들의 대화였단다
생일 선물로 무엇을 받고 싶니?
한 아이가 얼른 대답했다
투르먼 대통령한테 뺨맞고 싶어요
깜짝 놀란 어른이 까닭을 묻자, 그 어린이는
내가 미국 아이이거나 투르먼이 우리 대통령일 테니까요
(이 풍자만화의 관련자들은 전원 체포되었다고 한다)
어느 위성국가에서 모스크바로 가는 기내 방송이었단다
신사 숙녀 여러분! 이 비행기는 곧 모스코바 공항에 도착합니다
담뱃불을 끄고 의자를 바로 세우고 안전벨트를 매어 주세요
그리고 손목시계를 10년 뒤로 돌려주세요
(이 풍자만화로도 관련자들은 체포되지 않았다. 체포할수록 풍자의 인기가 급상승될뿐더러, 포화 상태의 수용소 비용을 줄이려고 기 수감자들도 다 석방했는데, 이는 후로시쵸프의 정책에 따른 것이었다고 한다)
이렇듯 놀랍고도 기발한 발상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오는가?
유안진 시인(사진)이 제4회 이형기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작은 시집 ‘거짓말로 참말하기’다. 격월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4일 이형기기념사업회와 공동 주관하는 이형기문학상의 제4회 수상자로 유 시인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심사위원인 오세영 시인은 “초기엔 토속적인 감수성으로 기독교적 세계관과 전통적 삶을 잘 융합하여 우리 시의 또 다른 면목을 보여줘 타성에 젖은 우리 시단의 청량한 자극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된다”고 선정이유를 설명했다.
진주 출신인 이형기(1933~2005) 시인은 20세기 후반 한국 시인들 중에서 삶과 인간문제를 시로써 탐구한 가장 대표적인 시인으로 꼽힌다.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로 시작되는 시 <낙화>는 그의 대표시로, 국민 애송시다. 진주사람들은 그가 살아 있을 때인 2000년 진주시 신안동 공원에 시 "낙화"를 새긴 시비를 세웠다.
시상식은 13일 오후 경남 진주시청에서 진행된다.
강희근 시인은 "아무쪼록 시로서 축제를 여는 까닭은 그 축제 안에 모든 이의 행복이 담기기 때문"이라며 "함께 참가해 주시고 얻어낸 행복을 돌아가 이웃에게 나눠달라"고 말했다.
정영석 진주시장은 "이형기 시인은 진주 출신이기도 하지만 지방 문화예술제의 효시인 개천예술제에서 첫 백일장의 장원을 차지에 인연이 깊다"면서 "이번 문학제가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넉넉한 행복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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