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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편 교원 선발방식의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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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원 및 교사와 관련하여 가장 시급한 문제는 선발 방식에 있다. 만약 인간에게 저마다의 타고난 소질이 있다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소질을 가장 탁월하게 발휘하면서 평생을 살아갈 때 본인에게도 행복이요, 사회 전체적으로 볼 때도 발전이 있을 것이다. 이는 가르치는 직업에 있어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불행하게도 대한민국은 적성형 교사보다는 적응형 교사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 문제이다.

 

  1998년 IMF이후로 대부분의 청년들이 안정적인 직장인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선호하게 되고, 옛날에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각종 공무원 시험의 경쟁력이 높아져 갔다. 그 중에는 당연히 교사라는 직업도 포함되어 있다. 사실 공무원들은 오로지 영리만을 추구하는 여느 직장들과는 달리 봉사와 희생을 요구하는 측면들이 다분히 있으므로 신분을 포함한 많은 측면에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법으로 보장을 하고 있다. 문제는 공무원의 자질이 안 되는 사람들이 그러한 특혜를 특권인 양 착각하고 공무원 직업 전선으로 뛰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한 대표적인 집단 중의 하나가 교사라는 집단이다. 대부분의 현직 교사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이 문제는 자기 혁신을 위해서라도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그리고 학교 현장의 실태와 상황을 무시한 채 무조건 교사들을 철밥통으로만 인식하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도 각성을 할 필요가 있다. 교원 개혁과 관련해서 여러 방안들이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있는데 그 중에 가장 시급한 문제는 교원의 자질문제라고 생각된다. 즉 교원의 자격이 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교원의 기회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내가 보기에 교원은 지식 전달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부분이 학생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을 지니는 일이다. 그렇다면 교원을 임용 시킬 때 이 부분에 대한 적용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나는 현행 시험제도와 병행해서 정말로 교사가 되기를 간절히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양성 기관을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 기관에서는 전문지식뿐만 아니라 교사의 자질과 인성 향상에 매우 많은 비중을 두어야 한다. 지원 자격은 누구에게나 주어지게 하되 교육과정을 상당히 오랜시간을 두고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교사 이외에 다른 직업을 같이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 교육을 받는 그 기간동안 이들은 학교 현장에 투입되어 오늘날 인턴교사와 같은 지위를 누리면서 실무경험을 쌓는 기회를 받을 수 있어야 하고 본인이 포기를 하지 않는 한 졸업 후에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전원에게 교원이 될 수 있는 자격을 주어야만 한다. 

 

 이러한 선발방식이 가질 수 있는 기대효과는 일단 정말로 교사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교사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며, 늘 성실하고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항상 우수한 성과를 거두지만 선천적으로 시험과 같은 제도방식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해서 교사가 될 수 없는 사람들에게 교사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다. 그리고  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 속에서 기간제 교사나 인턴교사들이 교육에 집중해서 아이들을 가르쳐도 모자랄 시간에 또 다른 진로의 길을 모색하거나 아님 시대 저항의 방식으로 무성의한 수업을 실시하는 등의 문제를 동일한 투자비용으로 현직 교사 못지 않은 기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들의 미래에 대한 보장이 확실시 되고 또 졸업 후에는 지금과 같은 동일한 여건 속에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매사에 주어진 일에 대해서 열정을 발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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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발방식과 관련해서 실학자 박지원의 견해는 상당한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그에 따르면 과거제도는 불시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평소에 늘 소신을 가지고 준비해 온 수험생들과 벼락치기 식으로 공부해 온 수험생들 사이에 확연한 차이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시험 합격자들은 평소에 늘 소신을 가지고 준비해 오던 사람들의 몫이 될 것이다. 이들이 바로 진정으로 선생님이 되고 싶은 사람들이다. 사실 당시에는 거의 대부분의 선비들이 자신만의 소신을 가지고 있어서 실력을 갖추고 있어도 조정과 그 뜻이 일치하지 아니하면 과거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러한 소신을 가진 사람들이 드물다. 현직 교사들 뿐만 아니라 교사에 뜻을 둔 사람들이 기간제 교사나 아님 시간강사를 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회의를 품고 있으면서도 불구하고 끝까지 그 길을 걷고자 한다.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만드는 것일까?  대체로 신분보장에 대한 매력 때문일 것이다. 이는 현직 정교사들에게 과도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에 그러한 제도권에 들어 가지 못한 교육 종사자들은 그야말로 찬밥 대우를 받는다. 웃기지 않는가? 가르친다는 점에서 그들은 동등한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둘에 대한 인식은 하늘과 땅 차이니 말이다. 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만큼 교육 전반에 대해 왜곡된 사고를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즉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의 본질에 대해서는 아예 관심도 없고 오로지 자신의 물질적 이득과 여건을 획득하기 위한 수단으로 교육의 방식을 택한 것이다. 누군가 말했던가! "배부른 돼지가 되기 보다는 차라리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는 것이 더 낫다고"....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이 말이 성립되지 않는다. 차라리 배부른 돼지를 선택한다.

 

    대학교수와 시간강사의 차이, 정교사와 기간제 교사의 차이를 줄일 수 있는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가장 실현 가능성이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  사람들은 보다 나은 여건 보장에는 관대하나 감당할 수 있는 손해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손해를 보는 것에 대해서는 인색하기 그지 없기 때문이다. 이 문제에 대한 유일한 대안은 결국 분배적 평등의 실현으로 귀결된다. 교육의 제도권 안과밖의 양극화 현상은 이미 극과 극에 이르렀다. 이러한 갭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면 어느 쪽이든 간에 극단적인 행동은 나타날 수밖에 없다. 나는 그 시기가 임계점에 다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같은 민족끼리 서로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누던 민족 상잔의 비극 한국전쟁처럼 그러한 순간이 도래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더 나아가서 현직 시간강사나 기간제 교사들은 언젠가는 나도 대학교수나 정교사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는 안 되, 그 이후에 마치 이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진리를 발견한 것처럼 그러한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된다. 즉 정식 교원이 되고 난 후에 너무 많은 기대치를 가져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그리고 솔직히 그때부터가 정말로 시작이다. 처음에 가졌던 초심의 마음을 잃지 않고 정말로 학생들을 열정으로 가르치는 데 최우선의 가치를 부여하면서 자신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여건을 감당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를 해야만 한다. 그것만이 교육의 제도권 안과 밖이 모두 살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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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편 인성 교육의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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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교육에서 인성교육이 붕괴된 것은 학교와 관련된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부분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학생들의 태도를 보면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로 놀랍다. 이러한 학생들의 변화과정은 대한민국이 물질만능주의로 타락하는 과정과 대체로 일치한다.  우리나라는 한강의 기적이라 불릴만큼 경제적으로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고속 성장을 해왔다. 서양에서는 200-300년만에 이룩한 결실을  약 50년만에 이룩한 셈이니 기적이라는 수식어는 합당한 셈이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이기적 합리성과 물질을 최우선적으로 여기는 가치가 함께 성장해왔다는 점이다. 그래서 돈이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이 우리 사회의 지배적인 가치관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러나 1300여년을 단일 국가로 유지해 온 우리나라에서 이렇게까지 물질을 중시하는 사고방식이 지배적이었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불행한 것은 그렇게 장구한 세월동안 우리가 소중히 간직해 왔던 여러 가치관들이 돈이면 무조건 다 해결할 수 있다는  천박한 가치관으로 대체되었다는 점이다.

 

  작년 대선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물질 만능주의에 타락해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다른 후보님들께는 죄송하지만 그 당시 당선 유력한 라이벌로는 기호 1번 정동영 후보와 기호 2번 이명박 후보로 압축될 수 있을 것이다. 그 당시 정동영 후보가 내세웠던 선거 공략은 도덕성이요, 이명박 후보는 경제였다. 그 과정에서 BBK사건이 터지고 대선 결과는 이명박 후보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이 났다. 우리나라에서 민주정치가 시작된 이래 투표 결과가 그렇게 압도적인 차이를 보인 적은 없었다고 한다. 이것이 내포하는 의미는 무엇인가? 도덕성이고 뭐고 다 필요없다.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오로지 돈만 많이 있으면 된다는 것이다.  

 

  사실 돈=행복이라는 도식은 비례관계에 있지 않다. 추구하는 목표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돈이 많이 있으면 행복해 질 수 있다는 착각 속에서 우리들에게 주어진 상당한 시간을 돈을 모으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아니 거의 일생을 전부 다 돈을 위해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렇게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잘못된 사고방식은 청소년들에게도 고스란히 주입된다. 학교에서, 가정에서, 선생님으로부터, 부모로부터, 선배로부터 그밖에 자신과 관련된  많은 사람들로부터....

 

  이런 논리를 수업에 적용시켜보면 아마도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어릴 때부터 주위의 여러 곳으로부터 물질만능주의를 최우선의 가치로 여기는 사고방식에 익숙해져 있는 상태이다. 수업 중 학생들은 판단을 하게 된다. 이 수업은 나에게 매우 중요한 것, 저 수업은 나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 그 기준은 당연히 돈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가령 자신의 내면적 수양이나 통일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수업내용은 당연히 후자에 해당한다. 특히 통일과 관련하여 지불되는 막대한 비용은 마치 자신이 손해를 보는 것처럼 느껴져서 절대로 통일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수학을 배우는 이유는 먼 훗날 손익 계산을 분명히 하는데 유용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며, 지리는 부동산 투자와 관련된 부분들과 같은 부분들만 취사선택하여 집중하게 된다. 

 

  그래도 이런 학생들은 그나마 다행이다. 적어도 수업을 듣고는 있으니까.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수업 자체가 내 인생에 있어 도대체 무슨 이익이 되는가?라는 결론에 도달하는 순간 귀를 닫는다. 그리고 잠을 청한다. 그것도 아주 깊은 단잠을 . . . . 그 잠자는 모습이 너무나 달콤해 보여 차마 깨울 수가 없을 정도로. . . .혹시나 어떤 여선생님이 그 단잠을 깨우다가는 맞아 죽을 지도 모를 일이다. 학생은 수업을 하기 이전에 이미 판단을 한 상태이다. 당신의 수업은 들을 가치가 없는 것이므로 지금 이 순간 차라리 단잠을 청하는 것이 내 인생에 더 유익하다라고. . . . 이 판단은 철저하게 물질만능주의에 기초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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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포드와 스텐포드를 비롯한 많은 학자들이 인간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영역들에 대해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여 왔다. 그 중에서 우리에게 익숙한 것은 아마도 지, 덕, 체가 조화로운 상태일 것이다. 흔히들 전인이라고 부르는 개념이다. 이 3가지 영역 중에서 우리 학교 교육은 그동안 지적인 영역에만 치중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지적인 영역도 은밀히 분석해보면 도구적 이성과 합리성 이성으로 나뉜다. 그 중에서 우리는 도구적이성만을 강조한 셈이다.

 

  다가오는 21세기는 지적인 영역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고 해서 성공하는 시대가 아니다. 예를 들어 어떤 한 개인이 아무리 암기력이 뛰어나더라도 다음이나 네이버 검색창에 있는 지식보다 더 많은 양을 습득할 수는 없다. 그리고 이러한 정보들은 누구에게나 공유되어 있는 상태이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한번도 확인해보지 못할 정도로 많은 양의 정보들이 생성되고 사라진다. <경제편>에서 진지하게 다룰 예정이지만 자본주의 체제는 이미 종착역에 이른 상태이고 우리는 경제 영역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을 모색할 시점에 이르렀다. 나는 그 영역을 사회적 영역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사회적 영역에서 강조되는 것은 당연히 인성과 관련된 부분이다. 개인과 개인의 집합을 사회라고 정의할 때 각 개인들은 서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한 태도일텐데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기 자신의 내면적 성찰을 통해 상대방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를 훈련하는 것이다. 그 다음은 상대방에 대해 배려하는 마음을 지니는 것이며 그 결과  서로 간에 좋은 관계가 유지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현행 교육은 도덕 과목을 통해 일주일에 1-2시간 씩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 전부이다. 그것도 학생들 태반이 그 과목에 대해서 진부하게 느끼거나 아님 관심이 없는 상태로 선생님은 입시위주의 교육에 발맞추어 교과서 진도 나가기에 바쁘다.

 

  이런 방식으로는 절대로 학생들에게 인성과 관련된 정의적 영역을 신장시킬 수 없다. 사실 정의적 영역의 수업을 지적인 영역의 수업방식으로 가르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알면 곧 행한다'는 주장한 소크라테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학생들 개개인이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안다고 해서 그것이 곧 행동으로 나타난다는 보장을 할 수가 없다. 인성교육은 정말로 중요하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서 집단생활을 필연적으로 할수밖에 없는데 조직생활을 함에 있어 가장 기초가 되는 규칙 준수나 예절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의 자세등이 학교 교육에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미래의 한국 사회는 정말로 암담해질 수밖에 없다.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이기적 합리성에 기초하여 상대방을 바라본다면 서로 간의 경쟁은 불가피해진다. 서로가 서로를 뺏고 빼앗기는 그런 형태의 사회에서 무슨 놈의 희망을 가질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학생들에게 경쟁심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으라고 부추기고 있다. 정책적으로는 학교 서열을 공식화 하고 있으며 학교에서는 학생 구성원들 간에 등급을 매긴다. 이들이 졸업 후 사회로 나와서 과연 어떠한 행동들을 취하겠는가! 우리나라 모든 학생들이 지식을 하나를 더 아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인성 함양을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모색해야 할 때이다. 이 문제는 사회과(윤리)의 전유물이 아니다. 좁게는 가정에서부터 학교 더나아가서 지역사회까지 함께 동참할 때 인성교육은 제대로 된 결실을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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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편 모든 교과목에 동일한 가치 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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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쉽지 않은 문제이다. 우리나라의 교육개혁은 개량적 보수가 아닌 전면적 보수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논의에 앞서 우선 순위를 매기기로 했다. 우리나라의 교육에 있어 내가 느낀 가장 시급한 문제는 구조적인 부분이다. 장담하건데 구조적 시스템만 제대로 개선을 해도 우리나라 교육문제의 절반은 해소되리라고 확신한다. 더 나아가서 사회적으로 다양한 분야에 인재들이 골고루 분배될 수 있기도 하다. 

 

  그럼 어떤 부분을 해결해야 할 것인가!  교육과정의 정상화이다. 즉 모든 교과목에 동등한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제도는 교과목이 국영수 위주로 편성되어 있음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리고 국영수만 잘 해도 교사, 학생, 학부모의 공통적 관심사인 일류대학 진학이 가능하다. 실상이 그렇다보니 모든 교과과정이 국영수 위주로 편성됨은 말할 것도 없겠다.

 

  문제의 원인은 여기서부터 발생한다. 학생들은 저마다 타고난 능력이 다른데 국영수 위주의 일률적인 주입식 교육만을 강조하다보니 부적응 학생들이 늘어나기 시작한다. 학생들은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는 교육을 하루 종일 강요받다 보니 학교에 가기 싫어진다. 해결책은 없는 것인가? 우리나라 교육 현실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 중에서 가장 실질적인 해결이 가능한 문제이다. 교과목 편성 비중을 동일하게 하면 된다. 이 때 더 중요한 것은 교과목의 실질적인 가치까지 동등하게 취급해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각 교과목의 단위 시수를 동등하게 만들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현행 교과목에 대한 성적 반영비율을 모두 똑같이 적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게 되면 학생들이 특정 과목에 대한 집중적 공부가 아닌 모든 과목에 대해서 동등한 가치를 부여하면서 공부하게 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정말로 자신의 적성에 맞는 과목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찾을 수 있게 된다.  

 

  이 사실이 중요한 이유는 학생들이 중등교육을 마치고 대학진학을 하게 될 때 정말로 자신의 적성에 맞는 학과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학생들은 대학진학을 앞두고 자신의 적성이 무엇인지도 모른채, 학부모와 선생님들의 상담을 통해 취업 선호 위주의 학과를 선택하게 된다. 흥미가 아닌 오기로 대학을 졸업하게 되고 전공 학과와 관련된 직장에 취직해서 평생을 살아가는 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대한민국 대다수 국민들의 현주소이다. 취직 후 가끔은 진로를 바꾸어 볼 생각도 해 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 시기에는 이미 결혼을 하고 자식들이 생겨난 이후이며 자신의 인생보다는 가정에 대한 의무감에 더 가치를 두는 시기이므로 결국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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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학생들이 수업을 받음에 있어 전과목에 대한 동등한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모든 과목에 대해 동일한 선택권이 주어질 때  학생들은 진정으로 자신의 적성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는 것이다. 모든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는 순간 교육에 있어 강제성은 사라질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중등학교 학생들은 모든 과목을 배제한 채, 오로지 국영수 과목에만 모든 시간을 투자한다. 학교 교육도 모자라서 학원에서까지 그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입시체제는 국영수만 잘해도 자신이 목표로 삼는 어떤 대학이든 진학이 가능하다. 이 얼마나 슬픈 일인가!

 

  만약에 국영수에 상응하는 단위 수를 비교과 영역에 적용시키고, 그 대신 국영수 과목에다가 비교과에 상응하는 단위 수를 적용시킨다고 가정해보자. 장담하건데 아무도 국영수 공부를 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이 부분이다. 국영수에 치중된 편식 위주의 공부방식을 모든 교과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체제로 만들자는 것이다. 이러한 취지는 우리 교육이 지향하는 전인교육 및 전인적 인간상을 만드는 데에도 일치한다. 학생들은 모든 교과에 대해 동등한 시간을 투자하여 공부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학생들이 대학을 진학하거나 아님 곧바로 사회에 진출하게 되더라도 전 교과에 대한 기본적 이해가 되어 있는 상태이므로 국영수 지식에만 해박한 사람보다 훨씬 더 문제해결력 및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이런 방식을 취한다면  각 교과목에 동일한 단위수를 부여하게 되고, 학생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으로 정해져 있으므로 국영수 교과목 단위 시수는 필연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그리고 소위 말하는 비교과 영역의 단위수는 늘어나게 된다. 내신 및 수능에서도 동일한 시험시간이 주어질 것이고 동일한 문항수, 진학에 있어 동일한 비율이 적용될 것이다. 예상되는 반론은 이런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국영수 교과목은 주어진 시간내에 진도를 마치지 못하게 되고, 그밖의 여러 교과들은 진도를 마친 후에도 시간이 남아 돌게 될 것이라는. . . . .

 

  그 다음 단계에서 필요한 것이 교과서 개정이다. 일단 국영수 교과목의 난이도를 조정하고 그 깊이를 줄여야 한다. 반면 비교과 영역의 교과서는 난이도를 높이고 심도 있는 주제들까지 다룰 수 있어야 한다. 가령 수학에서 미적분 같은 단원은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제외시킨다. 대신 윤리영역에서 다루는 여러 사상가들의 내용을 단 몇줄만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는 분량을 추가 하는 것이다.

 

  이 부분은 교육 전반에 있어 정말로 중요한 부분이다.  왜냐하면 학생들이 공부를 시작하는 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학생들에게 넘어설 수 있는 산을 제공해야만 정상에 도달 할 수 있다. 그런데 등산을 시도해보기도 전에 포기를 한다면 교육의 붕괴현상은 필연적으로 도래할 것이다. 그렇다면 수학에서의 미적분과 같은 부분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그것이 바로 대학의 몫이다. 자신의 적성과 소질이 무엇인가를 파악한 학생들은 대학에서 정말로 자신이 관심있어 하는 분야에 대해서 밤을 지새우며 공부를 하게 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지금처럼 단지 취업을 목적으로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에 대해서 호기심으로 가득찬 상태에서 그 분야에 정통한 교수님들로부터 수업을 받는 다면 대학의 작동기능 또한 제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뿐만 아니라 어느 특정한 분야가 아닌 사회의 전 영역에 우수한 인재들이 골고루 분포되어 사회 전반에 질적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학생들은 자신의 소질에 맞는 전공을 살려 직장을 구할 수 있으므로 학교에서 그랬던 것처럼 직장에서도 재미를 느끼며 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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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충돌이 발생한다. 이 충돌 과정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밥그릇 싸움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 각 단위 교과의 평등한 분배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국영수 위주의 교과목에 대한 비중을 줄일 수밖에 없는데 이를 그냥 간과할 국영수와 관련된 사람들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당장 현직 교사에서부터 불만이 있을 것이다. 직접적으로 자신의 봉급이 줄어들뿐만 아니라 자신의 후배들이 입지가 좁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직 교사 이상의 직책을 수행하시는 교감, 교장, 장학사, 교육감과 같은 분들 중에는 대부분 국영수 출신들이 확률상 많을 것이므로 이 분들 역시 이러한 정책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과목 선정과 관련해서는 개인적으로 로크의 형식도야설과 공자의 육예처럼 인간이라면 공통적으로 지녀야 할 공통된 과목이 있다고 생각된다. 만약 교과목을 학생과 학부모의 수요에 맞추다보면 1950년대에 존 듀이가 펼쳤던 미국의 교육정책처럼 교과목이 흥미위주로 선정되어 실패의 쓰라린 경험을 반복하게 될 것이다. 또한 학부모의 기준에 맞추다 보면 일류대학 진학 내지는 취업을 위한 수단으로 교육이 전락될 가능성이 지배적이다. 이는 우리나라 학원의 수와 그 많은 학원들이 가르치는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쉽게 이해될 수 있다. 따라서 교육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오래전부터 동서고금을 불문하고 유지해 온 각 교과에 대한 영역들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 

 

  교육과 관련된 우리나라의 독특한 현상을 감안하여 가장 현실적 대안을 대안을 나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은 방식으로 결론지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이득을 보는 집단과 손해를 보는 집단이 생겨날 것이다. 하지만 어느 방식을 택하든 간에 변화과정에는 필연적으로 변화를 전후로 한 장단점 및 그로 인한 손익관계는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 다만 그 과정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힘을 가진 집단에 의한 일방적인 처리가 아닌 공론의 장을 통해 완만한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절차적 합리성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이러한 특수관계에 놓인 집단들의 이해관계보다 더 우선적인 바람직한 교육과정을 대한민국에 정착시키고 모든 학생들이 학교에 등교를 하고 싶도록 만드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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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문

 

대한민국의 교육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지랄같다. 세계 최고의 교육열을 자랑하지만 그 속에서 교육의 진정성이란 찾아볼 수 없다.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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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동영상은 티스토리 블로거 생각노트님 (http://leeyohun.tistory.com)님이 공개한 영상입니다.
출처 : 티스토리블로그
글쓴이 : 티스토리블로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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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www.imbc.com/broad/tv/culture/toron/vod/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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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사람이 희망이다
글쓴이 : 이재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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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엇을 지성이라고 말하는가?

단순한 책 목록에 대한 비교 자료이지만, 본 기사의 작성자 또한 느끼고 있는 문제점에 공감하는 바입니다.

서울대와 하버드는 한국과 미국의 교육적 상징입니다.

각 나라의 최고의 지성 그룹들이죠.

여기서 우리가 느껴야 할 시사점은 바로 학문적 메카인 서울대가 정보과 활용의 패턴으로 교육의 권위를 이어 가는다는 데 기인하고 있습니다.

하버드대 보다 인간에 대한 진리를 사고 하는 능력이 책 목록에서부터 느껴지는군요.

고전을 통해 현재 거론되고 있는 기치관과 철학을 되찾아야 할 때입니다.

삶의 지혜를 올바른 지성으로 승화되기를 바랄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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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중앙도서관은 최근 '서울대 선호 도서 100선'과 '하버드대 선호 도서 100선'을 발표했다. 서울대생과 하버드대생이 어떤 책을 즐겨 읽는지 비교하기 위해서다.

서울대는 2005년부터 올 4월까지 대출 빈도가 높은 책 100권을 선정했다. 그러나 하버드대의 경우 도서관 수가 워낙 많아 전체 통계를 잡을 수 없었다. 그래서 대학 내에 있는 서점에 가장 잘 팔리는 책 목록을 부탁했다. 서점 측은 "순위 변동이 거의 없는(steady) 목록"이라며 순위를 명시한 자료를 전달했다.

◇고전으로 채워진 하버드대 선호 도서= '하버드대생들이 가장 많이 사보는 책 100선'의 상위권은 고전으로 채워져 있었다. 1위는 조지 오웰의 『1984』였다. 2위는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토니 모리슨의 『비러브드(Beloved)』, 3위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 4위는 역사학의 명저라 불리는 하워드 진의 『미국현대사』, 5위는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이었다.

서울대의 최근 3년 남짓 대출 목록은 조금 다른 양상이었다. 『장미의 이름』(1위·움베르토 에코), 『서양미술사』(3위·H W 잰슨), 『구별짓기』(6위·피에르 부르디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7위·마르셀 프루스트) 등이 눈에 띄었지만 고전의 수는 적었다.

최근 1년 대출 빈도 누적 통계를 보면 10위 내에 고전을 찾아볼 수 없다. 인문·사회·자연과학 서적도 없다. 정신과 의사의 좌충우돌 행각을 그린 일본의 코믹소설 『공중그네』(오쿠다 히데오)가 1위였다. 10위 내에 일본 소설이 네 편이나 포함됐다.

소설이 9권이었고, 에세이가 1편 있었다. 에세이는 손미나 전 KBS 아나운서의 해외 생활기를 그린 『스페인, 너는 자유다』(6위)였다.

◇"일류는 어디서 나오는가" 고민해야=이정재 서울대 학생처장은 "세계적인 리딩 대학이라 최신 도서가 순위의 상단을 차지할 줄 알았는데, 고전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높이 올라가기 위해서는 '피라미드'처럼 밑변이 넓어야 한다. 하버드대생들이 가장 많이 사 보는 책 목록은 '기초에 충실해야 높이 올라간다'는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도서관장을 겸임하고 있는 김완진 교무처장은 "과의 분화로 인해 '전문적인 사고'를 하는 기능인은 많이 길러지고 있지만, 학문 간 벽을 넘나드는 사고를 하는 인재들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통섭'이 강조되는 시기다"라고 지적했다. 영문학과 장경렬 교수는 "문학은 강요하지 않고 삶을 가르친다. 윤리는 뭘 하라고 하고, 법은 뭘 하지 말라고 한다. 고전은 문학 중에서도 시대를 넘어 사랑받고 있는 작품"이라며 고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전 원문 읽기'를 강의하는 중문과 이영주 교수는 "도서 목록에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 반영돼 있다. 우리 전통의 좋은 점을 어떻게 계승할지 고민이 적다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강인식 기자 < kangisjoongang.co.kr >

 

 

출처 : 글로비전
글쓴이 : 비전가득한 세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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