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물 / 권달웅
멎지 않고 멀리까지 이어지는
물은 아래로 흘러갈수록
단단히 손을 잡는다.
모든 것을 끌어안는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먼 길을 물어물어
더 이상 갈 수 없는 데까지
굽이치고 부딪치며
도도하게 흘러간다.
하류로 내려갈수록
물소리는 깊어지고
더욱 사나워진다.
어제는 죽은 물고기가
강물에 떠올랐다.
누가 소리치지 않아도
물은 절로 물을 따라 흐르고
그 소리를 알아듣는 사람은
새겨서 다 듣는다.
뒤집히고 뒤섞이면서
큰 산 그림자를 껴안아주는
그 마음을 아는 사람은
짐작해서 다 안다.
막힌 길을 돌아나가는
강줄기를 따라 산맥을 따라
순리대로 살아가는
투명한 소리들아,
휘어지지 않기 위하여
휘어지는 밤,
가슴으로 듣는 물소리
본 공모전에 당선된 작가께서 출간한 시집을 소개합니다.
산림청(청장 박종호)은 ‘2020년 제9회 녹색문학상’에 시인 권달웅 씨의 시집 <꿈꾸는 물>과 시인 공광규 씨의 시집 <서사시 금강산>을 19일 선정했다.
녹색문학상은 (사)한국산림문학회가 산림청의 지원을 받아 숲 사랑, 생명 존중, 녹색환경 보전의 가치와 중요성을 담은 문학작품 중 국민의 ‘정서녹화’에 크게 기여한 작품을 발굴하여 주는 상이다. 올해는 238건의 작품이 추천되어 17건(시 8, 시조 1, 동시 1, 소설 4, 동화 2, 수필 1)이 본선에 올랐다.
시인 권달웅은 1944년 경북 봉화 출생으로, 1975년 <심상>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해바라기 환상>, <사슴뿔>, <바람 부는 날>, <지상의 한사람>, <내 마음의 중심에 네가 있다>, <크낙새를 찾습니다>, <반딧불이 날다>, <달빛 아래 잠들다>, <염소 똥은 고요하다>, <공손한 귀>, <광야의 별 이육사>, <꿈꾸는 물> 등 12권의 시집과 <초록세상>, <감처럼>, <흔들바위의 명상>등 3권의 시선집이 있다. 그 간 편운문학상, 펜문학상, 최계락문학상, 신석초문학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1987년부터 1992년까지 유한대학교에 출강했으며, 2020년 현재 한국시인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시상식은 오는 11월 12일(목) 오전 10시 30분 문학의 집 서울 산림문학관에서 열리며, 수상자에게는 각 1500만 원씩 총 3000만 원의 상금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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