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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바닷가 시인학교 / 최일걸
출항을 서두르는 분주함으로
옹기종기 모인 시 창작 수강생들이
어군탐지기처럼 두근거리는 심장으로
저 깊은 바다 속 비릿한 시어를 쫓을 때
바다는 거대한 괄호로 열린다
기마부대의 말발굽처럼 밀려드는
저 거센 파도를
단 한 줄로 요약한다는 게
어디 가당키나 한가
다만 심중에 자맥질하여
절망의 깊이를 가늠할 따름이다
모음과 자음과 짜 늘이는 그물에
코를 꿰는 시간은
다급하게 지느러미를 터는데
얼마나 더 애태워야
시의 행간에 목숨을 걸 수 있단 말인가
패배를 인정하는 쓰디쓴 눈물만이
시를 불러들일 수 있단 말인가
와락 달려드는 파도의 자락에
나침반처럼 떨리는 펜으로 휘갈겨 쓰면
팽팽하게 당겨진 수평선이
빠르게 밑줄을 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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