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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광고 / 김윤아   

 

선 아침

살에 취한

저 사내

어디로 가나

 

첫 새벽부터 파한 인력시장

멀쩡한 사내들도

담배연기 뿜으며 돌아선

뒷걸음의 시간을

짧은 왼쪽 다리에 위태롭게 걸치고

막걸리 한 사발, 김치 한 쪽으로

염치없는 시장기를 숨겨

불과해진 얼굴로 뒤돌아가는

저 사내

발밑을 비추는 그림자 숨은 대낮은

기우러진 어깨 위에

위태로운 사선을 긋고

천만 번을 짓눌려도 고개를 쳐들어

끈질긴 꽃대를 기어코 올리는

민들레처럼

누렇게 뜬 생계를 짊어진 채

 

절룩절룩

 

낮술로 취한 태양이

이죽거리는 거리에 멈춰 서서

멍한 시선으로 하늘만 바라보는

저 사내

 

어디로 가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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