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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항 / 김종안


소백이 남으로 달리다

섬진을 건너 뛰고

반도의 끝자락

종고산에 와

우뚝 멈추어 선 곳


임진년

쓰러지는 조국을

온몸으로 일으켜 세우고

여순사건의 아픔을 말없이 웅변하며

의연히 앉아 있는

여수항


여기 

오동도 동백꽃보다 더 붉은

충무혼을 보듬고

겨울 눈 속에 오히려 푸르른 보리싹처럼

살아가는 사람들


신새벽

아직 여명이 눈뜨기 전

밤새 남해를 헤쳐온 어선들이

부두에 닻을 내린다

어시장에 부려지는

푸르디 푸른 몸짓들

어부들 잠시

아침의 시장기마저 잊는다


좌판을 앞에 놓고

인정을 퍼주는

아낙네들의 남도 사투리가 정겹고

몇 잔 해장술에

진한 농담을 던지던

억센 사내들도

하나 둘 귀가를 서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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