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넝쿨장미 / 남지은

 

뾰족한 악몽을 밀어내고

담장에 오르는 새벽

 

나는 내가 비좁다

 

창을 열면

내 안으로 눈이 내리고

 

붉은 새가 걷는다 붉은 새가

 

떼로 날아오르면

검게 찢어지는 하늘이

 

칼들이 쏟아져내리고

아버지가 보인다

 

취한 손으로 가족들 발톱을

뽑아내는

 

모두가 찌르고 모두가 찔리고

모두가 떠나지 않고 이곳에 서 있다

 

내 안으로만 쌓이는 눈

창이 열리면

 

나는 나를 뚫는다

새가 새를 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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