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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자(聾者)들의 음악 / 조연호
단지(團地) 앞에 매화(梅花)가 폈더군요
그건 친절(親切)합니다
오로지 악용(惡用)될 수 있는 것처럼요
이제 그만 두고 손을 씻겠다는 말,
떠난 사람을 숙변(宿便)으로 갚을 수밖에 없다는 말,
늘 이런 진정(鎭靜)들이 자비(慈悲) 뒤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수심(水深)이어야 할 하늘에
다정(多情)한 사람은 벼룩을 뿌리고 있습니다
앞뒤로 하나의 자음(子音)만 올 수 있는 계절에
창조로 무성한 주둥이를 박고
귀를 잃은 아이가 오직 물고기를 물이게 할 수 있었던 것처럼
평원으로 보낸 편지는 태양을 잘못된 책이게 하는 고독을 펼치고 있으니
손가락의 이 희박(稀薄) 사이
괴물지(怪物誌)와 따뜻한 의족(義足)을 나눕니다
경악(驚愕)은 잠을 깬 인간(人間)에게 있습니다
개문발차(開門發車) 하는 정거장을 또 지는 해에 얹으며
망인(亡人) 앞에 생간(生肝)처럼 앉아
결코 해독(解毒)을 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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