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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역에서 / 김미외
하루하루를 바람받이로 살다가
낡아만 가는 스스로가
거추장스럽다 못해 버겁기만 한 날
잊혀 진 존재였다가
그리움이 되어버린 간이역에서
새벽의 여명을 맞이하고 싶다
낯선 이름 적힌 차표 한 장 그러쥐고
천천히 시간 사이를 달려 도착한 그 곳엔
오롯한 의자 몇 개, 푸른 하늘과 조각구름
맨드라미, 백일홍, 코스모스가 피어있을게다
나는 그 곳에서 달리는 열차를 만나면
함박웃음으로 손 흔들던 오래전의 아이처럼
멈춤 없이 달리는 기차를 향해 손을 흔들고
눈시울 붉히는 노을 내리면
서늘바람과 함께 철길을 걷고
이슥토록 어둠별과 눈웃음 나누다
새벽노을 속 풀꽃 여는 아침
거미줄에 매달린 이슬을 밟고
어슬렁어슬렁 아침 사냥 나서는 거미처럼
찾는 이 없고 반기는 이 없어도
꿈과 희망을 바퀴로 끼워
또 다른 시간을 향해
삶을 덜컹거리게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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