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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노래 / 이성선

 

 

큰 산이 큰 영혼을 기른다

우주 속에

대봉의 날개를 펴고

날아가는 설악산 나무

나는 밤마다 별 속에 떠 있다

산정을 바라보며

몸이 바위처럼 부드럽게 열리어

동서로 구름 가지가

바람을 실었다. 굽이굽이 긴 능선

울음을 실었다

해지는 산 깊은 시간을 어깨에 싣고

춤 없는 춤을 추느니

말없이 말을 하느니

, 설악산 나무

나는 너를 본일이 없다

전신이 거문고로 통곡하는

너의 번뇌를 들을 바 없다.

밤에 길을 떠나 우주 어느 분을 만나고 돌아오는지 본 일이 없다

그러나 파문도 없는 밤의 허공에 홀로

절정을 노래하는

너를 보았다

다 타고 스러진 뱃빛 하늘을 딛고

거인처럼 서서 우는 너를 보았다

너는 내 안에 있다.

 

 

 

정지용문학상 수상작품집

 

nefing.com

 

 

6회 정지용 문학상에 큰 노래의 이성선(53) 시인이 수상하게 되었다. 정지용 문학상은 지용회에서 매년 1명의 시인을 선정, 시상하고 있는데 시상식은 오는 13일 오후 6시 한국일보사 13층 송현클럽연회장에서 있게 된다.

 

이번 제6회 정지용문학상을 선정하기 위하여 박두진 시인등 5명의 시인, 평론가 등이 심사를 맡았다. 강원도 고성 출신인 이성선 시인은 67년 고려대 농학과를 졸업, 70'문화비평'시인의 병풍,목련등의 시를 발표하고 이어 72'시문학'새벽, 합창등이 추천되어 문단에 데뷔했다.

 

이 시인의 시세계는 자연과 합일된 원시적이고 원초적인 세계를 꿈꾸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는 특히 이번 정지용문학상 수상작인 큰 노래에서는 고산준령 속의 한 그루 거목으로 살고자 함으로써 지금까지 추구해 왔던 그이 시세계가 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시집으로 몸은 지상에 묶여도, 밧줄, 하늘문을 두드리며, 별이 비치는 풍경, 시인의 병풍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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